【 류정남 사진작가와 '거제 한 컷' 찾기34】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지난 2020년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확산세를 이어가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비대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거제의 제2 먹거리 산업인 관광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를 체류하는 형태에서 안전과 비대면 등을 중시하는 여행으로 변화했다.
거제지역도 지난해 전체 관광객 방문은 줄었지만 사람들의 접촉을 피하고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는 '비대면 안심 관광지'가 인기를 끌었다.
그런 가운데 거제지역의 비경과 포토존 200곳을 찾아 관광명소로 알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류정남(청춘사진관 대표) 사진작가의 노력이 최근 몇년 새 거제지역은 물론 전국의 셀카 및 사진작가들의 발걸음을 거제로 향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본지는 류정남 작가와 함께 거제의 사진찍기 좋은 곳을 찾아 다니며 인사(인생샷)찍기 노하우와 팁까지 함께 배워볼 계획이다.  - 편집자 주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사진= 류정남 사진작가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사진= 류정남 사진작가

일이 끝나기 무섭게 잠들고 눈뜨기 무섭게 출근하는 쳇바퀴 같은 일상을 공유하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단어는 '힐링(healing)'이다.

그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눈에 담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기 위해 인터넷의 수많은 후보지를 검색하곤 한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거제의 산과 바다를 찾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렇다면 정작 거제시민들이 즐겨찾는 힐링장소는 어디일까?

이번주 거제 한컷은 거제 중심가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자연을 보면서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닿을 수 있는 거제시민의 힐링 명소다.

해발 555.6m 옥녀봉의 산자락에서 물을 모아 흘러내려온 문동폭포는 고현동에서 자동차를 타고 폭포입구 주차장까지는 5㎞ 정도 거리에 자리해 여름철 인근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장소다.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사진= 류정남 사진작가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사진= 류정남 사진작가

폭포 입구 주차장에서 다시 폭포로 오르는 길을 500m 남짓 걷다 보면 산골짜기에서 흘러 높은 암벽을 타고 가느다란 물줄기가 흰 포말을 내며 흐르는 문동폭포와 마주할 수 있다.

옥녀봉에서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이 20m의 암벽 아래로 쏟아지는 폭포수는 늪과 못을 이루고 물소리는 골짜기 안을 울리고 있었다.

문동폭포 주차장에서 문동 폭포로 가는 길은 외길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문동폭포로 오르는 길은 숲 사이로 길게 늘어뜨린 나무줄기와 나뭇잎이 청량한 바람을 만들어 주고 바닥길 중심엔 몽돌로 만든 지압보도가 설치돼 있어 신발을 벗고 걷는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문동폭포에서 한컷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문동폭포로 이어진 길에서 촬영은 길이 생긴 모양과 산림이 선사하는 다양한 계절사진을 담기에 손색이 없는 곳이기도 하다.

힐링 숲 속 '문동폭포' 가는 길. /사진= 류정남 사진작가
힐링 숲 속 '문동폭포' 가는 길. /사진= 류정남 사진작가

한때 '거제군립공원'으로 지정(1984년 2월 4일)됐다가 지금은 '거제시 유원지 관리조례'에 따라 '문동휴양지'로 지정된 문동폭포(門東瀑布)는 운문폭포(雲門爆布)로도 불리는데 이는 1504년(연산군12년) 갑자사화와도 연관이 있다.

갑자사화 때 충주와 함안에 유배됐다가 1506년 상문동 용산마을에 유배를 오게 된 이행(李荇)과 비슷한 시기 거제에 유배된 최숙생(崔淑生)은 문동폭포를 보며 서로 시를 주고 받기도 했다.

이행은 '운문폭'이란 7언 절구 한시를 남겼고 이에 화답해 최숙생은 5언 절구의 한시를 남겼다.

최숙생의 화답 시 '십영(十詠)'은 1759년 만들어진 거제부읍지 수록돼 있다. 그는 이 한시에서 문동폭포를 "긴 칼이 공중에 기댄 듯 맑은 날에 우레와 비 쏟아지네. 처음 운문 위에 이르니, 날아내리는 냇물 분명히 보이네"라고 표현했다.

최근 제8대 거제시의회 역사관광연구회는 문동폭포 입구와 문동폭포 인근에 문동폭포의 간략한 설명과 함께 이행과 최숙생의 시를 옮겨 놓기도 했다.

최숙생의 시 구절처럼 문동폭포 아래의 풍경은 폭포소리가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깨트리고 바람소리와 나뭇잎 소리가 대자연과 어울려 환상의 하모니를 연주하고 있었다.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사진= 최대윤 기자
힐링 숲 속 '문동폭포'. /사진= 최대윤 기자

 

■ 류정남 작가의 '사진찍기 Tip'

폭포에서의 사진촬영은 풍광은 물론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과 빠르게 변화는 물줄기 등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때는 폭포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지점을 찾은 다음 폭포와의 거리·각도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특히 폭포 주변은 물이끼 등으로 바위가 미끄러우니 모델이 포즈를 잡을 위치 선정에 신경써야 하며 촬영자는 최대한 수면과 가까이 아래서 위로 카메라 렌즈를 잡아야 모델이 길어 보이고 폭포는 웅장해 보인다.
폭포에서 셔터 속도를 늦추는 노출 사진도 폭포를 몽환적으로 담을 수 있는 사진이긴 하지만 폭포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을 이용해(구멍 사이나 잎을 렌즈에 밀착시켜) '보카시 효과'를 주는 사진촬영도 좋을 듯하다.
문동폭포로 오르는 길에서 사진은 최대한 길의 굴곡과 주변의 나무숲 배경을 살리는 데 신경써야 한다. 

문동폭포 안내판. /사진= 최대윤 기자
문동폭포 안내판. /사진= 최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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