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원 통영생태문화시민학교 이사
성병원 통영생태문화시민학교 이사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23.9%에서 32.8%로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30.2%에서 21.5%로 축소하기로 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2021년 12월 정부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하면서 전원별 발전비율을 원전 23.9%·석탄 21.8%·LNG 19.5%·재생에너지 30.2% 등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8월말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원전 비중을 32.8%로 늘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1.8%로 크게 줄였다. 이유로는 주민 수용성을 들었으나 선진국들은 관련 공급망을 유치하기 위해 제도와 법안·시장을 만들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인 에너지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지속가능발전(SD)의 중요성이 강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구는 기후온난화로 인해 강추위·폭염·태풍·홍수·가뭄·산불 등 이상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서 2016년 발표한 지구생명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2년 사이 육상생물은 38%·담수생물은 81%·해양생물은 36%가 줄어 지구에 있는 생명체가 5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생물 소멸의 원인은 무분별한 남획(37%)·서식지 악화와 변화(31.4%)·서식지 감소(13.4%)로 대부분이 인간에 의한 남획과 개발 때문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제 비정부단체 옥스팜 자료에 따르면 상위 1%의 재산이 전세계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1%에 달한다고 한다. 대신 하위 50%의 재산은 2010년보다 41% 이상 줄어들었다. 최상위 부자들의 재산은 더욱 늘어나 상위 1%의 재산이 하위 50% 전체 재산과 같아졌다.

또한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10%가 전세계 소득의 52%를 버는 동안 가난한 절반(50%)의 사람들은 전체소득의 8.5%를 가져가는데 그칠 정도로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인류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다양한 저항을 해왔으나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과 2015년 파리협정·1997년 교토의정서·2014년 RE100·2019년 넷제로(Net Zero) 등을 통해 기후협약에 노력해왔다. 1972년 스톡홀름 선언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1987년 지속가능발전의 의미를 정의한 브룬란트보고서(1987)와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선언(1992)에 이어 2000년 9월 새천년개발목표 8개를 합의하고, 2015년 9월에는 2030년까지 전 지구적으로 지켜야 할 약속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인 17가지 목표와 세부목표 169개를 채택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이러한 SDGs 실현을 위해 각 지자체는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통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SDGs 교육은 사회변혁이 목표로 주로 공공·교육 기관의 학생이나 성인교육자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순수성과 진정성은 있으나 늘 실효성이 부족한 점이 지적돼 왔다.

여기에 최근 경제적 이익 창출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ESG경영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ESG란 SDGs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경영원리를 중시한다. 근로자나 협력사·경쟁사·소비자·지역사회까지 아우르며, 기업차원의 환경경영·사회경영·인권경영·투명경영의 실현과 이를 위한 기획·조직구성·보고서 작성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ESG’는 Environmental(환경)·Social(사회)·Governance(지배구조)를 뜻하는 말로, 기업의 친환경 경영·기업의 사회적 책임·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의미한다. 기업경영이나 투자·소비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기업의 지속가능성·기업가치·비재무적 성과지표 등을 말한다. 특히 사회적책임(CSR)과 공유가치창출(CSV)은 기업의 요구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하는 한 단계 진화한 상생의 기념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ESG가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과 거대 투자 금융사들이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2020년 투자포트폴리오의 최우선순위로 삼겠다고 발표하면서다. 이에 국가별 ESG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기업이 협력업체 전체로 ESG 경영기조를 확산하면서 국내기업도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기업들은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 경영을 도입하고 여기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조직이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모니터링해 이슈 과제를 경영활동에 반영하고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기업의 투자가치를 제고하는 지속가능경영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이처럼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는 기업에 비해 시가총액이 약 2.5~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Depaul University. 미국 2020.7.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는 국내 대기업은 물론 공기업은 의무화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까지 환경경영·사회적가치 경영·지배구조 경영을 요청받고 있다. 이제는 기업가치 창출을 위해 ESG경영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작은 기업은 늦었지만 실천할 준비를 해야 한다. 행정과 상공회의소 등에서는 기업이 이러한 ESG경영을 원만히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조례제정은 물론 각종 교육·컨설팅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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