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식 ㈜그린엔텍 대표이사

㈜그린엔텍 임옥식 대표이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그린엔텍 임옥식 대표이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각박한 현실에서 자신의 것을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것은 돈 많은 부자들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을 허무는 뜻깊은 자리가 지난 1일 거제중학교 체육관에서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을 위해 13년 동안 장학금을 기부한 25회 졸업생 임옥식 ㈜그린엔텍 대표이사를 만나러 온 필자는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보통 이런 행사에 오는 학생들은 도살장에 끌려온 소처럼 행동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너무나 질서정연 했고, 또 진심으로 선배가 베풀어준 호의에 예를 갖추는 모습이어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두 번째는 매년 장학금 전달과 아울러 선생님들에게 따뜻한 저녁 한 끼를 대접하기 위해 1박2일의 일정으로 모교를 방문하는 임옥식 대표의 배려에 감동했다.

지난 13년동안 모교인 거제고등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는 임옥식 대표이사가 지난 1일 모교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지난 13년동안 모교인 거제고등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는 임옥식 대표이사가 지난 1일 모교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13년을 한결같이 묵묵히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해온 거제 동부면 출신의 그는 "생판 모르는 남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 즉 날개 없는 천사가 많아지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어 동참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10년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장학금 전달이 이렇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는 자신도 몰랐다며 이젠 기한을 정하지 않고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는 심정으로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은 선행이 후배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4년 전 (자신의)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첫 월급에서 100만원을 후배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고 북받치는 흥분을 자제하기 힘들었다"며 "그날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어떤 학생은 자신이 어려울 때 받은 장학금은 단순한 종이돈이 아니라 '정' 그 자체였다며 매년 일정액을 어려운 학생들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기부하고 있는 모습에 이것이 참교육 아니겠냐며 반문했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 고마움을 평생 간직하게 됩니다. 또 이것이 계기가 돼 자신도 남을 돕는 사람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실천한다면 이보다 남는 장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린엔텍 임옥식 대표이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그린엔텍 임옥식 대표이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동부면 촌놈이 자수성가

그는 그동안 사업장이 있는 인천 지역과 재능대학 그리고 모교에 물질을 나누고 장학금을 지급해 온 것을 자랑하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금액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부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해야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젠 세상에 알리게 됐다고 했다.

어린시절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거제 동부면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20리를 걸어서 학교 다니면서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 돼야 한다는 목표 하나만 생각하고 살아왔다는 임 대표.

그는 "인생 60대 중반에 접어들어 생각해보면 돈은 나눌 때 가치가 배가 되고, 또 직접 써야 내 돈이지 가지고만 있으면 아무리 많아도 종이에 불과하고 남의 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그래서 몇 년 전부터는 건강을 위해 세계 유명한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서 지나온 삶을 되새김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고생한 자신에게 보상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엔텍 임옥식 대표이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그린엔텍 임옥식 대표이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정직·성실' 목표 세우라고 강조

지난 13년 동안 모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하면 학생들에게 꼭 들려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정직과 성실 목표를 가질 것을 그리고 항상 인사를 잘하라고 말해준다고 답했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에서 보면 인간이 사회라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했다. 거짓말은 한번 하면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 10번의 거짓말을 더 해야 하기에 처음부터 사실을 말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성실한 사람은 큰 부자는 아니어도 세상을 사는 데 전혀 어렵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기에 성실을 말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진짜 어려운 일이고 자신도 늦게 안 것이지만 어떤 직업인이 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천천히 한 걸음씩 매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회사가 있는 인천에도 각별한 애정을 매년 표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행여나 자신의 사업장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또 인천 시민의 도움으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기에 그 고마움을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차원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성금과 물품을 기부하고 있다. 또 인천 재능대학 학생들에게 500만원의 장학금을 5년 동안 전달했다.

한두 푼도 아니고 웬만한 월급쟁이의 1년 연봉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10년 이상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고 자기 돈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래도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말없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그에게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지성인 경영자'란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