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남편가요열창 대상 수상한 박일우 고현초등학교 교사

지난 10일 부산MBC가 제작한 ‘MBC 영남 주부가요열창’의 특집으로 편성된 ‘남편가요열창’이 방영됐다.

이날 텔레비전은 두 명의 우승자를 화면에 담았다.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미터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 선수와 남편가요열창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일우 교사가 주인공이다.

박 교사는 “박태환선수의 경기 앞 시간에 방영되는 바람에 많은 사람이 보게 된 것 같다”며  “방송이 나가고 나서 평소 3-4통에 불과하던 문자가 주위사람, 친척, 제자 할 것 없이 무려 50건 이상 폭주했다”고 쑥스러워했다.

지난 2002년 거제로 발령 받아 거제와 인연을 맺게 된 박 교사는 이제 거제를 떠날 수 없는 이유가 하나, 둘 늘어간다고 한다.

그는 “2002년 처음 국산 초등학교로 발령 받았을 때 거제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바닷가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면서 “티 없이 맑은 순수한 아이들의 매력에 빠진 것이 거제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박 교사가 거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원동력은 그의 제자들 때문이다. 현재 그는 고현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밴드동아리 ‘G7’의 담당교사를 맡고 있다.

박 교사는 대학시절 그룹사운드를 활동을 하며 음악과 친숙해 졌다.

음악이 주는 흥겨움과 흥미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에 2004년 첫 발령지인 국산초등학교에서 밴드 동아리 ‘락키즈’를 결성하고  2006년 현재의 학교로 전근을 오면서 ‘G7’을 결성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음악이 주는 유익함은 물론 유년시절 좋은 추억과 경험을 만들어 주기 위해 밴드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다. 특히 자신이 잘 다루지 못하는 악기는 다른 전문가나 주위사람들에게 배워가면서까지 학생을 가르치는 열정을 보인다.

평소 무대 위에 서는 것을 좋아 하던 그는 지난해까지 거제와 통영지역 초등학교사로 이뤄진 밴드동아리 ‘바다소리’의 멤버로 결식아동이나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우며 밴드 활동을 해 오다 멤버들의 전근 등의 이유로 해체했다.

그러나 박 교사는 남은 열정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위해 열정을 쏟았고 가끔 있는 대회나 공연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거제지역의 밴드동아리는 타지역 청소년 밴드보다 많은 편이지만 발표의 장이 될 무대가 부족해 아이들이 흘린 땀방울에 보상해 줄 능력이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동안 방학으로 여유가 생긴 박 교사는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부산MBC에서 촬영하는 특집 ‘남편가요열창’이 방영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도전하게 됐다.

박 교사는 “새롭게 도전하는 내 모습을 ‘G7’제자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평소 무대에 오르는 것을 무척 좋아하던 집사람을 위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선에 나선 참가자 180명중 본선 진출자는 8명. 모두 3번에 걸친 예심을 보기위해 거제에서 부산으로 올라가는 도중 폭풍우를 만나는 등 순탄치 않은 일정에도 불구, 당당히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박 교사는 지난 4일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녹화된 방송에서 제자들에게 “애들아 평소 내가 너희들을 가르칠 때 무대 위에서 떨지 말라고 했는데 막상 내가 올라와 보니 많이 떨린다”며 무대에 오른 순간까지 자신이 맡고 있는 ‘G7’ 학생들과의 애정을 과시했다.

그는 “예전에는 나 자신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좋아 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 더 뿌듯하고 대견스럽다”면서 “아이들이 전문 음악인으로 성장하는 것보다 초등학교 생활에서 좋은 경험과 추억이 됐으면 하고 내가 가르치는 학생 모두가 건강하게 성장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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