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 "장평 이전 더이상 미룰 수 없다"
거제시 "행정타운 입주 약속 지켜야"

지난 11일 거제시 행정타운 공사 모습. /사진= 옥정훈 기자
지난 11일 거제시 행정타운 공사 모습. /사진= 옥정훈 기자

노후화된 거제경찰서 청사 이전 신축을 두고 거제시와 거제경찰서가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행정타운 부지조성이 늦어지면서 지난 2020년부터 불거진 이 논란은 3년째 이어지고 있으나 아무런 접점 없이 갈등만 증폭되는 모양새다.

거제시는 거제경찰서와 협의를 통해 옥포1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하고 주차장을 증설해 임시사무공간으로 사용한 후 행정타운이 조성되면 행정타운으로 이전 신축하는 방향으로 추진했으나 거제경찰서가 그동안 확답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시는 최근 열린 거제시의회 임시회 경제관광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찰서가 행정타운 입주를 확약하지 않으면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옥포1동 주민센터 리모델링공사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경남도교육청·거제시·시의회에 협조공문 보내

반면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 조성이 늦어짐에 따라 행정타운 입주를 포기하고, 확보한 예산 집행의 시급성 등을 이유로 장평동 이전을 거제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경찰서는 '행정타운 입주 불가 및 장평동 이전 신축'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거제경찰서는 지난 5일 경남도·도교육청·거제시·거제시의회 등에 보낸 '경찰서 신축 관련 업무협조 요청' 공문을 통해 청사 노후화에 따른 신축이 시급하다면서, 신축입지로 압축됐던 장평동으로 이전 신축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과 7월 두차례 거제시에 보낸 공문에서 '행정타운 입주 의사 없음(행정적으로도 진행불가)'을 분명히 하고, 기획재정부에서 승인받은 거제시 장평동 127번지로 이전 협조 요청을 밝힌 바 있다는 주장이다.

또 '시와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으로 입주 협약이 체결돼 있다'는 시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며, 옥포1동 주차장 증설·사무공간 확보 및 행정타운 입주 문제와 관련한 의견에 '거제경찰서는 회신을 않았다'는 거제시 표현과 달리,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 입주 불가 등 경찰서 입장을 공문 등으로 충분히 밝혔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진행된 민선8기 거제시장직 인수위원회 업무 당시에도 경찰서는 '행정타운 입주 불가 및 장평동 이전' 입장을 못 박았고, 이 같은 입장이 인수위 백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도 경찰서가 입장을 재차 밝힌 까닭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서는 공문에서 "거제시는 행정타운 부지공사를 2019년까지 끝내기로 약속했으나 2018년 시공사 부도 이후, 2019년 경찰이 신축예산 227억 원을 자체 확보했음에도 아무런 논의 없이 신축 만료 시점인 2024년까지 행정타운 부지공사를 한다고 계약했고, 2021년 4월에는 공기 단축 방안이 없다고 공문으로 알려오기도 했다"며 경찰청과 기재부의 불신 근거를 밝혔다.

경찰서가 기재부로부터 장평동 이전 승인과 장평동 토지매입비를 확보한 직후인 2020년 11월 시는 기재부에 공문을 보내 행정타운으로 변경 요청했으나 기재부는 현재까지 장평동 이전 추진을 지시하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때문에 이전신축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종 결정권은 기획재정부에 있다"며 "행정타운 부지는 검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반려됐고 2019년 장평동 부지 신축으로 예산을 확보해 기재부로부터 이전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 "행정타운 입주 협약 표현 삼가달라"

이어 "거제시는 행정타운에 경찰서 입주 협약이 돼 있다는 표현을 삼가고, 행정타운 공사비 보전문제와 관련해 경찰서 이전이 거론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청사 이전 부지로 압축된 장평동 127번지에 대해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이행해 경찰서 조기 이전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1986년 신축 이후 겪고 있는 거제경찰서 청사 노후화 문제는 경찰관 인력이 2배 이상 늘어난데다 사무공간 부족으로 '컨테이너 13개'를 증설하면서 이로 인한 균열 및 '별관 건물 붕괴 우려' 등 중대 재해 위험까지 나타나 경찰관은 물론, 민원인들의 불안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당초 거제시가 조성중인 옥포동 산177-3번지 일대 9만6994㎡ 행정타운 부지에 신축 이전할 계획이었으나 부지조성이 늦어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옥포동 주민들은 '거제경찰서 이전 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찰서의 장평동 이전 추진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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