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 이정호 센터장

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국내 어류 양식의 발원지가 거제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거제는 배를 만드는 조선업 말고도 세계가 인정하는 일류상품 넙치 인공 종묘를 처음 만들어낸 어류 양식의 메카이며, 육종 '킹넙치' 개발로 세계 수준의 양식 강국으로 도약시킨 자랑스러운 성지입니다."

고향은 부산이지만 육종이라는 분야에 꽂혀 20년을 거제시 남부면 다포에서 살았기에 정감이 있는 거제가 이젠 더 고향 같다고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 이정호 센터장은 밝혔다.

이 센터장은 "국내 어류양식의 시초가 거제에서 시작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어류양식을 할 수 있는 수온과 바다 환경 등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1980년대 식량안보는 국가적인 관심사였고 정부 정책 또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는 시점에, 줄어드는 어획량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양식은 유일한 대안이었다.

이런 취지에서 양식의 기초인 종묘 생산을 위한 국가 연구기관 설립이 대두됐고 당시 그 업무를 담당한 국립수산진흥원은 남해 상주에 종묘배양장을 계획하고 보기 위해 책임자가 배로 이동중 다포해안을 보고 계획을 변경, 1983년 거제 종묘배양장이 만들어졌다.

이후 1년만에 넙치 종묘 생산에 성공, 국내 어류 양식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지금은 연간 9만 톤을 생산하는 양식 강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는 계기가 이곳 거제 종묘배양장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넙치 종묘 생산에 성공, 양식산업을 태동시킨 거제종묘배양장은 2003년 매미 태풍때 건물 완파로 역사에서 사라질뻔 했다. 그러나 진행하고 있던 넙치 우량종자 개발 즉 육종이라는 기술로 연구센터로 격상, 2010년 3월 성장 기간을 단축한 킹넙치 개발로 위기에 빠진 양식업계에 탈출구를 만들어 줬다.

여기에 자만하지 않고 연구를 거듭 육종 분야의 반도체에 비견되는 유전체 육종으로 세균과 바이러스에 강한 내병성 넙치 종묘를 연구 중이며 이 또한 2-3년 내에 민간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이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장.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세계일류상품 넙치 1조원 시장 견인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횟감은 단연코 넙치이다. 넙치는 이제 국민 생선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된 것은 육종이라는 신기술이 어류 양식에 접목됐기에 가능했다고 이 센터장은 언급했다.

"넙치는 현재 국내에서 4만2000톤 정도 생산되며 이중 절반을 제주에서, 완도에서 30%·나머지 20%를 경남과 경북지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 절반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생산원가 절감으로 다른 지역보다 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넙치는 종묘에서 상품성을 갖춘 크기로 키우기까지 대략 15개월 정도 소요되는데 제주는 겨울에도 수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한 달 정도 줄일 수 있어 양식장이 많이 몰려 있습니다. 생산자는 출하 기간 단축으로 각종 위험 부담을 줄이고 또 남보다 먼저 상품을 팔아서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말 그대로 돈벌이가 안되는 생선은 아무도 양식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돈이 되는 어종은 언제든지 양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에서 넙치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국립수산과학원 어류육종연구센터에서 넙치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원들.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이 센터장은 "현재 국내 넙치 시장은 1조 원 규모이지만 세균성 질병과 바이러스에 강한 내병성 킹넙치가 개발되면 연어·송어처럼 세계 시장에 진출해 10조원대로 키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어종"이라고 피력했다.

2004년 육종 기술을 바탕으로 속성장 킹넙치 개발을 시작으로 분자육종을 거쳐 지금은 유전체육종을 통해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에 강한 내병성 킹넙치 연구에 몰두해 올 연말쯤 실험실 연구는 끝나고 현장에서 시험 양식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내병성 킹넙치의 현장 시험 양식의 최우선 지역은 거제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름철 고수온과 곧 닥칠 적조로 밤잠을 설칠 거제 양식 어민들을 위해 바다 수온 매일 예보 활동과 산소 용존량 측정 그리고 응급 상황 발생시 24시간 달려갈 수 있는 비상대책반 구축 등 센터가 할 수 있는 일은 솔선수범해 고수온과 적조로부터 양식어가 피해 최소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어류 분야 육종 연구기술이 노르웨이 다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사명감 하나로 실험실을 지킨 연구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앞으로 넙치 육종의 세계 최고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양식 강국으로 견인하는 선도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는 자연산보다 양식산이 안전

“우리나라는 회는 자연산이 맛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외국의 경우 양식산을 선호합니다. 실제 과학적으로도 양식산이 영양성분이 높고 무엇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양식산을 먹는 것이 맞습니다. 그 이유는 자연산 고기는 수족관에 들어가는 순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에 그 영향이 고스란히 육질에 전달되기 때문이며 또 자연 상태에서 무엇을 먹고 자랐는지 알 수 없어 오히려 검증된 사료만 먹고 자란 양식산이 인체에는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어류 분야 육종 연구가 노르웨이 다음으로 기술적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사명감 하나로 실험실을 지킨 연구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앞으로 넙치 육종의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양식 강국으로 견인하는 선도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힘주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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