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장목중학교 교장
박상욱 장목중학교 교장

교육 행정은 교육조직과 제반 활동을 통하여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데 궁극적인 목적을 둔다. 이는 오늘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내일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즉 교육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교육의 장기성 관점에서 교육목표 달성의 빈틈없는 계획과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사)조직·학생조직·학부모 조직·지역사회 조직 등 나름 독자성을 가진 이질적인 사회집단들이 상호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해야만 한다.

신학기(2022년 1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학기별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서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최근 필자가 속한 학교의 전체 교직원 회의 때 몇몇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에 대한 우려점을 전달해 왔다.

근시안적으로 살펴보면, 가정에서 일어나는 부모와 자식 간의 의사소통 문제를 학교에서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느냐의 의문이었다. 하지만 교사는 ‘자녀의 교육 성장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충분히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줬다. 이것이 바로 학교·학생·학부모 간의 학습망(learning net)이다.

학습망의 시작점은 학생이 한 주간 각 교과별로 무엇을 배웠고, 어떤 것을 체험했으며, 무엇이 흥미로웠는지 등의 내용과 전반적인 학교생활의 교우관계 등을 기입하고, 이와 관련해 부모님과 소통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은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대한 자연스러운 고민이 선행하게 되며, 학부모는 학교에서 자녀 성장을 위해서 어떠한 교육을 제공했는지, 이 과정에서 자녀가 어떤 것에 흥미가 있었는지,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정보를 얻게 된다. 이러한 학습망은 학생 누구나 학교에서 구축된 그물망적인 학습체계에 걸리도록 촘촘하게 짜여진 제도적 장치인 것이다. 

일리치(I. Illich)와 라이머(E. Reimer)는 진정한 의미의 학습을 회복하기 위한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사람들이 학습에 필요한 자원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학습하거나 가르치는 기회를 평등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학습에 필요한 자원으로 사물·모델·동료 및 연장자를 들고 있다.

그리고 이 자원들을 적재적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기회의 망상조직(opportunity web)’ 즉, 학습을 위한 네 가지 네트워크를 제시했는데, 그것은 교육적 자료를 위한 참고업무·기능교환·동료의 선택·넓은 의미에서의 교육자를 위한 참고 업무 등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미 경남도교육청은 인공지능 플랫폼 ‘아이톡톡’을 기반으로 한 모든 교과 교육과정의 학습 내용과 요소가 탑재되면서 교육적 자료를 위한 참고업무와 기능을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이 구비돼 있다.

아울러 지식맵 데이터와 학습방법과 정서를 추론하는 학습 분석 데이터를 구축해 나가면서 동료 선택, 넓은 의미에서의 교육자를 위한 참고업무가 가능한 여건이 형성됐다.

이제는 일선 학교 현장에서 자발적인 학습 참여를 유도하고 촉진시킬 수 있는 개별적인 학습조직망을 강화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학습문화를 형성해 나갈 때이다.

아이톡톡이 지향하는 미래교육의 공동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일선 학교 현장의 양질의 개별 맞춤식 데이터 확보에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학급·학생의 그물망적인 학습체계를 통해 양질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 구축이 요구된다. 나아가 학습망 간의 이동과 연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체제도 필요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학교·학생·학부모 간의 학습망이 교육·사회의 안정적인 학습망 구축에 중요한 전달체계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질 높은 학습을 제공하기 위한 학습체계 구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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