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권현망수산업협동조합 박성호 조합장
JC 활동으로 얻은 사랑, 거제발전에 기여
유가보조금 지자체 요청…업계 경영난 숨통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 /사진= 강래선 기자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 /사진= 강래선 기자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의 해양사상을 고취하며 관련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할 목적으로 제정한 날” 바다의 날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이런 취지에 가장 부합한 조직 중 하나로 수산업협동조합을 빼놓기는 힘들 것이다. 국민의 식생활에 필요한 중요한 영양소 공급과 3D 업종인 수산업을 지속 발전시키는 역할을 책임지는 명분으로 100년의 역사를 함께해온 수협이야말로 우리 바다를 지키고 가꾸는 곳이지 아닐까 싶다.

이런 취지에서 거제를 발전시켜 나갈 수산업 차세대 지도자로 박성호(40)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을 꼽을 수 있다.

한 집안에서 3대에 걸쳐 수협 조합장을 배출하고 현역 최연소 조합장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멸치 권현망수협 박성호(40) 조합장은 거제를 생각하면 늘 마음 한구석에 빚이 있다고 한다.

거제는 태어난 고향이지만 4살 때 떠나 성인이 되어 돌아와 막상 정착하려고 하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방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한다.

초·중·고교 시절을 서울에서, 이후에는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회계학과 유학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가 다시 거제로 돌아와 집안의 가업을 잇는 것은 아마도 숙명이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2009년 유학을 마치고 국내 대기업 입사 기회도 있었지만 2대째 이어온 멸치 권현망 어업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이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거제로 돌아와 수산업을 시작했고 그 결정에 용왕님도 탄복했는지 사업 첫해 풍어로 화답, 막연했던 수산업에 대한 비전을 보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만 흘러가면 성공 못할 사람이 누가 있으랴. 고유가와 인건비 상승, 여기에 어획마저 곤두박질치는 등 혹독한 인생공부의 시련이 찾아왔고 늘 자금난으로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거제청년회의소(거제JC)는 한 줄기 등대와 같은 존재였다고 강조했다.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 /사진= 강래선 기자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 /사진= 강래선 기자

운명으로 다가온 수산업

어린시절 몸은 거제를 떠나 있어도 머리는 고향 바닷가를 동경해온 그였지만 막상 거제로 돌아와도 학연이 전혀 없는 곳에서 적응하기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JC 단체는 그에게는 친구이며 가족과 같은 존재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JC 봉사활동을 통해 배려와 포용을 배웠고 우리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될 것인가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고 밝혔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깨닫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가 도전한 첫 번째는 자신이 업으로 삼고 있는 멸치권현망 업계를 혁신해보겠다고 최고지도자에 출사표를 던졌다.

모두가 결과가 뻔한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개혁을 싫어하고 지역 이기주의가 만연한 조직에서 37세 햇병아리 조합원을 자신들의 대표자로 선택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렵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그는 실패도 일보전진이라는 생각으로 강행했었다.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3년 뒤 재선 조합장의 일탈 행위로 인한 사직으로 예상보다 1년 빠르게 보궐선거가 잡혔다.

그러나 업계의 불황으로 자신의 회사도 건사하기 힘든 상황에서 조합의 수장으로 나서는 것이 잘한 판단인가? 낙선하면 파급효과는 감당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은 당선으로 보상받았다.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 /사진= 강래선 기자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 /사진= 강래선 기자

JC 활동을 통해 배운 도전정신

박 조합장은 7월 조업을 앞두고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한 기름값으로 전전긍긍하는 조합원들을 위해 어선에도 유가보조금을 지원해 달라고 경남 수산업협동조합과 연대해 경상남도에 요청,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 여파로 인한 멸치 소비 부진으로 인한 어가 하락을 막는 차원에서 대북 지원사업 품목에 멸치를 포함시키면 북한 주민들의 부족한 영양 보충으로 인한 건강증진과 국내 어가하락도 막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시범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멸치 TAC 사업을 앞두고 조업 중 혼획되는 디포리, 청어 등 자숙 건 수산물 자원의 혼획률의 정확한 통계를 위해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유년 시절 서울에서 공부하고 미국에서 회계학을 공부한 엘리트였지만 그가 고향 바다에서 수산업을 하고 또 동종업계의 수협 조합장을 할 것이라고는 자신도 계획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자세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왔듯이 거제 청년들도 실패가 두려워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거제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모두가 청년들이 큰 도시로 가지 않고도 고향에서 꿈을 키우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인프라 구축은 물론이고 타 지자체에서 하는 좋은 청년 지원사업을 거제에 도입하면 좋겠다고 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