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굴조사 후 문화재 보호 가림막 삭아 발굴 현장 대부분 훼손
거제시, 예산 부족으로 사유지 매입 불가능, 문화재 관리 한계

현재 시굴조사 이후 방치되고 있는 '거제방하리고분군'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현재 시굴조사 이후 방치되고 있는 '거제방하리고분군' 모습. /사진= 최대윤 기자

독로국의 실마리와 고대 거제지역 지방세력을 규명할 자료로 평가되고 있는 '거제방하리고분군(이하 방하리고분군)'이 시굴조사 이후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다.

제보에 따르면 현재 방하리고분군은 발굴 후 문화재 및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임시로 덮어 놓은 가림막이 삭아 봉문이 비바람에 흘러내리고 있다.

거제시 둔덕면 방하리 산 84-5 외 4필지에 위치한 방하리고분군은 5세기부터 7세기 중엽,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에 걸쳐 거제지역 고유문화를 바탕으로 신라 문화가 융합되면서 만들어진 고분군이다.

지난 2018년 문화재청의 지원으로 긴급 발굴조사와 2019년 추가 시굴조사로 석곽묘와 석실묘, 주구(무덤 주위를 둘러 판 도랑) 등이 확인됐다.

2018년 발굴 당시 모습.
2018년 발굴 당시 모습.

조사결과 이 고분군은 거제지역의 재지 문화를 바탕으로 당시 확산된 신라문화가 융합돼 형성된 고분군으로 거제지역 최대급 유력 정치체가 형성한 고분문화 및 변천 과정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됐다.

특히 방하리고분군은 추가 발굴조사에서 5세기 유구로 보이는 토기편 발굴로 거제지역 가야집단의 존재를 규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판명돼 2019년 경남도지정문화재 제298호에 지정됐다. 그러나 이후 방하리고분군은 별도의 보호시설이나 관리 없이 방치돼 발굴 당시 흔적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시는 해당 문화재 부지가 사유지여서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화재를 복원하고 관리하려면 부지의 소유권이 거제시에 있어야 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부지매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거제시의 문화재 예산 수준으로는 방하리고분군의 매입이 쉽지 않아 관리·정밀조사 등을 경남도와 협의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밀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발굴 현장 보호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시민 A씨는 "거제지역 문화재 대부분이 사유지에 묶여 제대로 된 관리없이 안내판만 설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특히 방하리고분군은 경남도 지정 문화재임에도 제대로된 안내판은커녕 시민 출입조차 할 수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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