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사진= 최대윤 기자

인류는 결코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특히 식물은 우리가 살아가는 에너지원이며 정서를 순화시키는 매개체다.

그래서 콘크리트 빌딩이 즐비한 도심 한복판에는 공원을 만들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으로 자석에 이끌리듯 발걸음을 옮기곤 한다.

거제는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지만 찾아오는 관광객수만 보면 자연경관 관광지보다는 잘 가꿔놓은 식물원이나 테마 여행지가 더 인기다. 예를 들어 외도보타니아나 거제식물원 같은 곳이다.

이번 주인공은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씨다. 그는 식물을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하는 사명으로 거제식물원 곳곳에서 식물원을 찾는 수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사진= 최대윤 기자

땀방울로 꽃을 피우는 거제식물원지기

어떤 일이나 장소를 맡아 지키고 보살피는 사람을 일컬어 '-지기'라고 부른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거제식물원지기'다.

거제식물원 땅에서 자라나는 식물이라면 반드시 그의 손길을 받고 땀방울이 베여야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거제식물원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년시절 그는 식물보다는 동물을 더 좋아했던 소년이었다고 한다. 시골 마을의 산과 들판 그리고 개울을 벗 삼았고 눈을 뜨자마자 귓가에 어른거리는 산새소리가 너무 좋았단다.

성인이 되고서 거제를 떠나 있던 10여 년의 시간 동안 번듯한 회사에서 남부럽지 않게 일하던 그였다. 하지만 변화 없이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직장생활의 무료함에 지쳐가던 그는 어느날 갑자기 좀더 가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은 그가 자연과 벗하며 유년시절을 보낸 둔덕면 옥동마을에서였다. 앞날이 창창한 30대에 시작한 귀농의 길은 쉽지 않았다.

자식과 같은 식물들이 자라나는 즐거움 만큼 식물을 잃어가는 슬픔도 함께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을 일궈, 씨를 뿌리고 가꾸며,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그가 선택한 길이기에 지난 세월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그가 거제식물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 1월 거제식물원이 정식으로 문을 열 무렵이다. 고향에 돌아와 20여년 동안 조경과 식물을 키우는 일을 한 실무 경험이 그를 거제식물원으로 이끈 것이다.

거제식물원에서 그가 맡은 일은 식물원의 병충해와 각종 식물 식재와 관리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농업관광과 김성룡 씨. /사진= 최대윤 기자

거제식물원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가 생각하기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1년여 전부터 거제식물원의 정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가 거제식물원지기로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정직하게 흘린 땀방울이 인정받은 결과인 셈이다.

식물원의 온갖 식물들과 벗하는 삶은 그에게 행복을 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자연은 인간의 노력과 상관없이 한 번씩 시련을 가져다주기 때문인데 그가 식물원에서 일하면서 유일하게 받는 스트레스는 적응하지 못하는 식물을 바라보는 일이다.

거제식물원의 대형유리 온실인 거제정글돔에 식생하는 열대식물은 미세한 온도나 작은 요인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늘 변수가 잠재하고 있다.

특히 거제식물원은 관광지인 만큼 그에게는 관광객들에게 식물의 고르고 완벽한 식생을 유지하고 선보여야 하는 책임도 뒤따르고 있다.

그래서 그를 비롯한 거제식물원 사람들은 관광객이 입장하지 않는 월요일이 일주일중 가장 바쁜 시기다.

이 시기 그는 식물이 가장 자연에 가까운 모습으로 관람객들에게 보일 수 있도록 식물들을 가꾸고 정비하는 일을 도모한다.

최근 거제식물원은 사막관과 습지생태관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할 일이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불평할 법도 한데 그는 오히려 새로운 환경 속에 관리하고 함께해야 할 식물과 함께할 기대에 찬 눈빛이다.

그는 "원래부터 식물을 좋아하고 키우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었지만 거제식물원에서 일하면서 더 많은 식물을 접하고 배우게 됐다"면서 "앞으로 관광객과 시민들이 거제식물원의 식물들을 관람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는, 그래서 거제식물원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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