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통령 선거가 끝났고 이제 취임을 앞두고 있지만 역대급 비호감 대선의 결과인 듯 그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보통 이렇게 취임 무렵에는 호감도가 80을 넘어서 마치 신혼 기간과 같다가 임기 말이 가까워 오면 점점 떨어지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그 호감도가 40에 머물고 있다고 하니 얼마나 이번 결과에 상심한 사람들이 많은지 짐작할만하다.

새옹지마는 ‘변방 노인의 말’이란 뜻인데 불행한 일이 행운이 되고 또 행운이 불행이 되니, 불행을 불행으로 보지 말고 행운도 행운으로 보지 않는 지혜를 말한다. 중국 사람에게 들으니 이를 ‘새옹실마’라고 한다고 한다. 즉 ‘변방 노인이 말을 잃다’는 뜻이다.

중국 변방에 노인이 살았는데 하루는 키우던 말을 잃어버렸다. 그런데 며칠 후에 그 말이 다른 말 한 마리와 같이 돌아왔다. 아들이 새 말을 좋아해서 부지런히 타다가 떨어져서 다리를 다쳐 불구가 됐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 다른 청년들은 다 징집돼 전장으로 나갔지만 노인의 아들은 불구라서 집에서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인데, 이후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그렇게 잘 살다가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는지 어떤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이번 대선이 끝나고 방송을 외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가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상심할 필요는 없다. 인생만사는 새옹지마이다.

어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바뀌어 어떤 행운을 가져올지 그 행운이 변해서 어떤 불행을 가져올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저 그렇게 세상일을 좋게 또는 싫게 보는 내 마음을 알아채고 그것을 내려놓고 즉 ‘방하착’ 하고 그 모든 결과는 신에게 또는 우주·자연·부처·예수에게 ‘내맡기기’를 하면 된다.

인간의 불행은 사실 ‘생각 과잉’에서 온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지 못하고 생각은 과거로 미래로 날아가서 후회와 상심과 걱정으로 날을 지샌다. 동물을 보라. 걱정도 아니하고 후회도 아니하니 얼마나 생이 즐거운가? 그렇게 즐겁지 않더라도 최소한 고통스럽지는 않다. 그렇게 살아있으니 즐겁지 아니한가!

지금 우리들은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담담히 즐겁게 해나가면 된다. 보통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행복을 멀리하고 스트레스로 몸이 상한다. 그런데 최근에 사망한 친구들 소식은 그들이 그 많은 돈을 두고 아까워서 어찌 저 세상으로 갈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고 그 건강을 되찾기 위해 다시 돈을 쓰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새옹지마의 사례는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그렇지 않은 사례를 찾기가 힘들다. 한 달 전에 부고를 받은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인데 그때 동급생 중에서 최고로 몸이 좋았다. 약골이었던 나는 그 친구를 무척 부러워했다. 그런데 자신의 몸을 과신했던지, 건축업을 크게 했었기에 많은 음주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몸이 망가졌다.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약골이 되고 약골이 노력하여 건강체가 되는 일은 수도 없이 보았다.

1970년대 후반 경남 마산고는 명문고로 이름이 나 있었고 650명 동기생들은 70여명이 서울대에 합격했고 부산대·경북대·연고대 등은 그냥 보통이면 다 들어갈 수 있었으며 거의 90%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10여명은 당시 5급을, 지금의 9급 공무원이 됐는데 부끄러워서 낯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 돈도 없고 성적도 안 좋은 경우에만 그렇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편안하게 퇴직하고 공무원 연금을 받아서 잘 살고 있다. 이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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