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년 윤앤김내과 원장
김창년 윤앤김내과 원장

중년 남자에게도 비만은 탈출하고 싶은 큰 장애물이다. 불룩 나온 배가 부의 상징이던 시절은 이미 지난지 오래다. 그럼 왜 유독 나이가 들면서 배만 불룩해질까?

그것은 바로 남성 호르몬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 30대까지만 해도 유지가 되는 남성 호르몬은 40대가 되면서 감소하기 시작한다. ‘왜 잘 안되지(?)’ 하는 고민과 함께 허리 사이즈의 증가는 시작된다.  그럼 나이가 먹어가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몸매를 포기하면 그 뿐일까?

하지만 복부 비만은 단지 맵시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의 문제이다. 모두 아는바와 같이 복부 비만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다.

어떻게 하면 복부 비만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젊은 여성들처럼 다이어트를 하고 살 빼는 약 같은 걸 복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몸매의 문제가 아닌 건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체중은 정확히 들어오고 나가는 양에 의해서 변화된다. 들어오는 음식물의 칼로리보다 소모되는 칼로리의 양이 적으면 남은 칼로리가 지방으로 변해 복부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우선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의 양을 줄이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매일 살아가기 바쁜 중년 남자에게 더군다나 술자리가 잦은 남자들이 할 수 있는 식이요법은 무엇일까?

먼저 탄수화물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탄수화물은 밥과 밀가루 음식에 많이 들어있다. 활동량이 별로 없이 한 그릇씩 세끼를 다 먹는 것은 체중 감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은 공복 시간을 하루 10시간 이상 유지하는 방법인데 간단히 설명하면 아침에 밥 한 그릇을 먹고 점심에는 견과류·과일 등을 섭취하고 저녁에 다시 밥을 한 그릇 먹는 것이다.

이러면 탄수화물의 섭취 시간 간격이 10시간 이상 유지되므로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한끼를 거르지 않더라도 세 번의 식사에서 일단 탄수화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밥을 먹기 전에 미리 몇 숟가락의 밥을 덜어놓고 식사를 시작해보자. ‘그걸 먹고 배고파서 어쩌나?’ 하는 걱정은 일주일 정도 시작해 보면 기우라는 걸 알 수 있다. 인간의 뇌는 음식물이 위장에 들어가고 20분은 지나야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약간 적은 밥을 충분한 반찬들과 함께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면 식사를 다 한 후에도 별로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 저녁 식사도 마찬가지이다. 단 저녁은 여섯시 이전에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 한 가지가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술이다. 술을 끊는 것이 체중 감량에서 필요한 건 사실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만 탈출을 위해서는 금주할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은 것이 문제다. 남자의 사회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애주가의 한사람이다. 나는 잦은 술자리를 하면서도 1년 동안 14㎏까지 감량하는데 성공했다. 허리 사이즈가 34인치까지 불었다가 지금은 29인치까지 줄였다.

술은 고칼로리 음식이다. 하지만 술만 먹어서는 살이 찌지 않는다. 뚱뚱한 알콜 중독자는 없다. 알콜 중독자는 식사를 하지 않고 술만 먹기 때문이다. 술 먹을 때는 배고픈지 모르지만  다음날 아침에 심한 허기를 느끼는 것은 알콜은 칼로리를 갑자기 높이지만 금방 소모되기 때문이다.

결국 잦은 술자리가 비만으로 이뤄지지 않게 하려면 술자리에서 먹는 음식의 양을 줄여야 한다. 당뇨 환자가 병원에 입원할 때 제공하는 당뇨 식사는 하루에 2000칼로리 정도의 양이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먹는 삼겹살·소주·된장찌개와 밥 한공기의 양이 2000칼로리 정도다. 하루에 먹어야 될 양을 한 끼에 먹는 것이다. 살이 안찔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 술자리를 할 때 야채의 섭취를 충분히 하도록 하자. 그리고 천천히 먹도록 하자. 충분한 야채와 약간의 밥은 포만감을 일으켜 알콜의 섭취도 줄일 수 있고 과다한 칼로리의 섭취도 막을 수 있다.

야채섭취는 아무리 많아도 비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고 술자리는 가능한 1차로 끝내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술자리가 이어지더라도 탄수화물의 섭취는 피하고 과일·야채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과음도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한 비만 걱정도 조금은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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