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근 CJ투자증권거제지점 선임차장

작년 여름 세계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신용경색.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불어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4,500억달러 가까운 자산 상각을 단행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급기야 베어스턴스의 유동성 위기가 증폭됐고 미연준(FRB)과 정부는 올해3월  주당 2달러에 JP모간체이스에 매각했다. 이로써 신용경색은 정점을 지났다는 낙관론이 싹텄다.

베어스턴스 매각으로 1차 경색 매듭, 패니 구제로 2차 시작

상반기를 지나면 주택 가격도 바닥을 확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아니었다.

7월 들어 발표된 주택지표가 오히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뒤통수를 쳤다. 지난 4월 미국 25개 대도시 가운데 23개 지역에서의 집값이 급락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라스베이거스, 샌디에이고 등 버블이 심했던 지역은 일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폭락했다.

같은 달 ‘S&P/케이스-실러 종합 20 지수’는 전년비 15.3% 하락, 20개 주요도시의 주택가격이 4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음을 보여줬다.

대형 은행들의 상각이 끝나지 않았다는 흉흉한 전망들이 꼬리를 문 가운데 마침내 13일 연준과 재무부는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대한 구제금융을 전격 단행했다.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대한 구제금융은 충격 그 자체였고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졌다. 베어스턴스 구제로 1차 신용경색 국면이 마무리됐다면 패니와 프레디 구제는 2차 신용경색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하와 세금 환급 등 부양에도 불구하고 신용위기는 해결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두 모기지업체 구제에도 불구하고 모기지증권의 손실은 더 불어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추가적인 구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2차 신용경색은 경기침체 위험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환 우려

1차 신용경색은 경기침체 위험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은행의 유동성 고갈과 대출 기준 강화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줄고 고용이 감소하면서 침체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였다.

2차 경색은 새로운 꼬리표를 달고 나타났다. 바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었다. 1차 경색을 지나는 동안 국제유가가 100%넘게 급등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이 위험 수준으로 치솟은 것.

전 세계적인 공통현상으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거센 반대에도 불구, 금리를 전격 인상한 배경이었다.

2차 경색 해결 위한 대안이 딱히 없다

1차 경색에서 금리인하에 치중하며 경기하강을 막던 연준이 2차 경색에서 내놓을 수 있는 처방은 많지 않다.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 셈이다. 금리를 내리면 유동성이 인플레를 부추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인플레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하강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 당장 꼬리를 무는 은행 위기설과 싸워야한다. 유가는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서 움직이는 변수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2차 세금감면까지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별 효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당분간 시간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