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수협, 청각장애인을 위한 합동결혼식

거제수협이 창립 100주년 행사의 일원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살고 있는 2쌍의 부부에게 합동결혼식을 선물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거제수협예식장에서 열린 이날 합동결혼식은 김종기 교수(전 협동교육연구원, 수협 중앙회 교수)의 주례로 둔덕면 학산리에 거주하는 김종보(53) 정숙임(45)부부와 둔덕면 시목리에 거주하는 한용보(49) 전경옥(38)부부 등 2쌍이 2백여명의 하객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

두 쌍의 부부는 20여년이 넘게 같이 살아오면서 김씨 부부는 1남 2녀를, 한씨 부부는 1남을 슬하에 두고 있으면서 바쁜 일상과 생활 여건이 되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제1회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을 위한 합동결혼식으로 불린 이 결혼식은 거제수화통역센터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거제시 수화통역센터 이윤희씨는 “청각장애인은 특성상 전화 상담이 불가능해 일일이 대상 가정을 방문하고 결혼식 준비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준비과정만 두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결혼식에는 아주초등학교 수화부 아기손이 귀여운 율동과 수화로 ‘사랑합니다’를 축가로 불렀고, 에스더 중창단이 ‘사랑’이란 노래로 두쌍의 앞날을 축복, 결혼식 의미를 더 했다.

또 신랑, 신부가 부모님께 인사하는 순서에서 양가 노부모를 비롯한 하객들이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적시는 장면이 연출됐다.

거제수협은 예식장과 웨딩드레스, 신랑 예복, 폐백실 등 결혼식에 필요한 물품과 장소를 및 예식비용 일체를 제공하고 일부 하객의 식사까지 지원했다.

김종보씨는 “오늘 결혼식을 위해 도와주신 수협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어제 밤 오늘 있을 결혼식 때문에 가슴이 설레 한 잠도 이루지 못했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수협 관계자는 “원래 5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준비 했지만 대상자를 찾지 못해 2쌍 밖에 도와드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지원으로 지역민들을 위해 수협이 조그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거제수협은 이번 제1회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계기로 앞으로 저소득 및 불우한 동거부부를 위해 매년 결혼식 행사를 지원 할 예정이다.

사진설명=지난 12일 거제수협에서 열린 청각장애인을 위한 합동결혼식에서 아주초등학교 아기손동아리(수화동아리)가 축가를 불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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