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문화예술대전 대상 - 벽산 김홍규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다 서예를 접하게 됐습니다. 10년 동안 꾸준히 정진하다 보니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는 영광을 얻게 됐습니다.”

2008 대한민국 최고문화예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벽산 김홍규씨(55·웰리브 산업보완팀). 10여년 전부터 거제서예학회에 몸담고 있는 그는 이번 수상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우수상과 특선 2회, 경남미술대전 입선 6회, 성산미술대전 특선과 입선, 환경미술대전 특선 등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그 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씨가 처음으로 서예를 접한 것은 1998년.

수석과 난 키우기 등 노후까지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아다니다 운명처럼 붓을 잡게 됐다. 먹을 갈고 붓을 들 힘만 있으면 붓글씨를 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시작한 서예지만 시작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았다.

그는 “처음 서예에 입문하고 나니 생각과는 너무 달랐다”며 “얼마 지나지 않아 서예는 자기와의 싸움이고,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주·야간 교대근무를 해야 하는 힘든 여건 속에서도 하루 2시간은 꼭 연습에 투자했다고 한다. 회사 일을 마치고나면 피곤이 밀려들었지만 어떻게든 짬을 내 먹을 갈고 붓을 들었다.

서예에 입문하고서 3년 동안은 스승과 선배들의 지도를 받으며 기본기를 익혔다. 3년의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배움이 쌓이면 자신의 글씨체를 가미해 가며 글을 쓰게 된다고 한다.

김씨는 서예를 하다보면 5년 주기로 슬럼프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는 자만심에 빠지면 게을러지기 일쑤고 결국 서예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글쓰기가 어려워지면 서두르기 보다는 약간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5~6년 동안 열심히 글을 쓴 사람도 조금만 쉬게 되면 손이 굳어버려 어려움을 겪게된다”며 “쉼 없이 공부하는 것만이 자신만의 글씨를 완성할 수 있는 첩경”이라고 말했다.

빠른 것, 손쉬운 것에 익숙해져 있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서예는 정서적으로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서예를 통해 시간적인 여유를 찾고 집중력을 기를 수 있지만 젊은 친구들은 채 몇 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 익숙한 청년들이 서예를 시작하고 나서 작은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는 것이 안타깝다”고 나쉬움을 표현했다.

서예를 시작하면서 자연적으로 한문공부에 더욱 정진하게 됐다는 그는 한 글자를 100번 이상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외울 수밖에 없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보였다.

해서와 예서에 이어 행서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차근차근 하나의 산을 넘어가는 기분으로 종이와 붓을 대한다고 했다.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다 보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생각이다.

김씨는 “작품에 집중하다보면 모든 잡생각을 잊을 수 있다”면서 “머리에 조그마한 잡념이 도사리고 있으면 글은 물론 획 하나를 쓰기에도 버거운 것이 서예”라고 집중력을 강조했다.

무산 허회태 선생과 청강 허인수 선생은 물론 이진원 회장, 이정식 선배 등 거제서예학회의 선후배들과 만나 좋은 인연을 맺은 것이 무엇보다 행복하다는 김홍규씨.

“서예를 시작하면서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적어져 불만이 적지 않지만 힘이 다할 때까지 서예공부를 계속 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서예인, 자랑스러운 가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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