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베어지고 시름시름 앓고 누런색으로 변해
주민들 "인재다, 인근 고층아파트가 원인" 추정

100여년 전 덕포해수욕장에 방풍림으로 조성된 송림이 원인을 알 수 없이 죽어가고 있다. 소나무숲에는 현재 50여그루가 있으며 이중 8그루가 죽고 나머지도 대부분 누렇게 변해가고 있다.
100여년 전 덕포해수욕장에 방풍림으로 조성된 송림이 원인을 알 수 없이 죽어가고 있다. 소나무숲에는 현재 50여그루가 있으며 이중 8그루가 죽고 나머지도 대부분 누렇게 변해가고 있다.

거제시 덕포해수욕장 인근 소나무숲에 자생하는 수령 수백년생 소나무들이 원인도 알 수 없이 죽어가고 있다.

이 송림은 태풍 등 자연재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방풍림으로 수령 100~200년의 소나무 50여그루로 이뤄진 숲이다.

그러나 50여그루의 소나무 가운데 현재 3그루가 고사한 채 앙상한 모습으로 서 있고, 5그루는 베어지고 밑동만 남아 있는 상태다. 또 살아 있는 소나무 대부분도 잎이 누런색으로 변해가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덕포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2016년 송림 바로 앞에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소나무들이 죽어가고, 특히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나무들이 갈잎을 드리우며 생기를 잃고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덕포 소나무숲과 바로 붙어있는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모습.
덕포 소나무숲과 바로 붙어있는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모습.

주민 A씨는 "소나무들이 죽어가는 것은 이미 예견됐던 인재(人災)"라며 "숲에서 불과 10m도 되지 않는 곳에 17층이나 되는 높은 건물이 들어섰으니 소나무들이 햇빛도 받을 수 없고, 몇년전 공사 때 지하에 타설됐던 시멘트 독성이 뿌리에 영향을 미쳐 나무들이 조금씩 고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옥포동에서 덕포해수욕장까지 자주 운동 간다는 주민 B씨는 "수년 전 이맘때면 파란 잎이 자라서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했는데 숲이 점점 생기를 잃더니 이제는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거제시 관광과는 "전문가들과 함께 나무들이 죽어가는 원인을 빨리 파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앞으로 덕포 송림숲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는 한편 숲을 어떻게 제대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이용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덕포 소나무숲과 바로 붙어있는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모습.
덕포 소나무숲과 바로 붙어있는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모습.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