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3월 거제시는 그동안 문헌 등 기록에 없는 조선시대 전기 봉수대를 사등면 백암산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주민의 제보로 조사된 이 봉수대는 '백암산 봉수대'로 조선 세종때 최초로 연변봉수대의 축조법을 정한 '연대조축규식(烟臺造築規式)'에 따라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은 백암산 봉수대가 지금까지 거제지역에서 발견된 봉수대 유적 중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한 봉수대로 조선 전기 거제지역이 왜구(삼별초 등)를 피해 거창의 가조현(加祚縣)으로 피난 갔다가 조선 세종 4년(1422) 거제지역으로 돌아와 사등성을 치소지로 사용할 당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봉수대는 사등성이 조선시대 치소지로 짧게 사용된 이후 고현지역으로 치소지가 옮겨간 뒤부터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사용 시기가 약 14년 정도다.

백암산(494.6m) 정상부에서 동북쪽 산마루에 축조된 봉수대 연대 규모는 동 1.7m·서 1.8m·남 2.5m·북 1.8m이며 직경은 동서 8.5m·남북 7.8m·하부둘레 29.6m다.

또 발견된 봉수대는 불을 피우는 연대는 물론 주변에 화재를 예방하는 호(壕·구덩이)가 북쪽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연대 상부로 오르기 위한 오름시설과 연대 내외로 출입을 편하게 하기 위한 석교(石橋) 2곳도 확인되고 있다.

특히 발견된 봉수대는 전문가 조사결과 처음 만들어진 이후 사용 시기가 짧아 수리 및 개축의 흔적이 없는 데다 운영 시기가 짧은 만큼 보존상태까지 양호해 조선 전기 연변봉수대 축조방식을 엿볼 수 있는 등 조선 전기 연변봉수의 원형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봉수대는 발견 이후 경남도 지정문화재에 등재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등재 소식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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