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숲 깊이 설치된 관찰데크…철새 서식환경 피해 우려
거제시, 서식환경 피해 줄이기 안내판 등 추가시설 고려

지난해 12월 자연생태학습장과 관광지 활용을 위해 조성된 산촌습지생태공원이 철새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류관찰데크가 갈대밭 깊숙이 설치돼 철새들의 서식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 사진은 산촌습지생태공원에 설치된 240m의 조류관찰데크 모습.
지난해 12월 자연생태학습장과 관광지 활용을 위해 조성된 산촌습지생태공원이 철새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류관찰데크가 갈대밭 깊숙이 설치돼 철새들의 서식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 사진은 산촌습지생태공원에 설치된 240m의 조류관찰데크 모습.

자연생태학습장과 관광지 활용을 목적으로 최근 완공된 산촌습지생태공원이 철새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사업이 완료됐지만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과 탐방로 정비만 이뤄졌을뿐 철새들을 배려하기 위한 시설은 없기 때문이다.

거제시에 따르면 애초 산촌습지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갈대밭과 매입농지에 습지 전망대·습지생태쉼터·습지주차장·화장실·편의시설·진입도로 확장 등으로 자연을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에게 힐링 생태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조성사업이 완료된 생태공원에 추가된 시설은 조류 관찰데크 240m와 친환경 주차장·진입도로(차량교행) 확장 등이 전부다.

시는 한정된 예산(10억원)으로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자연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입도로(차량교행) 개설 및 최소한의 기본시설 정도만 계획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사업의 핵심시설인 조류관찰데크의 경우 철새들이 주로 서식하는 지역과 이격거리를 둬 새들에게 주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설치했고, 진입도로 확장의 경우 주민들의 요구에 따른 농로 확장 성격이 더 크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조류관찰데크가 갈대밭 깊숙이 설치된데다, 진입로 확장으로 차량이 늘어날 경우 자칫 철새들의 서식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거제지역 환경운동가인 김영춘 에코투어 대표는 애초 거제시가 계획한 생태공원의 경우 철새들을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探鳥臺)'를 설치하고 주차장과 차량 진입도로도 습지와 이격거리를 두기로 한 것과 달리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만들어져 산촌 습지가 가진 자연자원인 철새도래지의 역할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산촌만 간척지는 오랫동안 정착해 텃새화 된 철새가 생겼을 정도로 계절마다 다양한데 철새가 날아오는데 이에 대한 배려 없이 240m에 달하는 데크는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게 나도록 설치해 철새의 서식환경에 피해를 줄 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김영춘 대표는 "산촌만 간척지는 현재 관찰되고 있는 재두루미·흑두루미를 비롯해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 노랑부리저어새·흰뺨검둥오리·청둥오리·중대백로·뿔논병아리·아비·쇠물닭·도요새·알락해오라기·홍머리오리·독수리 등 국제적인 보호종부터 친근한 철새까지 자연자원은 여느 곳 못지않게 풍성하다"며 "애초 거제시가 철새들의 서식지 피해를 최소화하기로 약속하면서 만들기로 했던 새들을 위한 안전장치의 확보와 철새들을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탐조대(探鳥臺)' 설치 등이 만들어져야만 산촌습지는 철새도래지로 재탄생해 거제관광의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산촌습지에 만들어진 생태공원시설은 자연생태학습장 활용 목적도 있지만 인근 주민·관광객을 위한 목적도 있는 만큼 지역주민·시의회·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성됐다"며 "철새들을 위한 안전장치 및 방문객이 지켜야 할 에티켓 안내판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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