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제19회 평화·통일 독서감상문 공모전 - 중등부 최우수]류명성 통일빵집 - 저자 박경희

황심비(연초중 3년)
황심비(연초중 3년)

나는 사실 크게 통일에 관한 사실이나 통일에 흥미가 있는 학생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 나도 그저 통일이 되면 좋겠고 안해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하던 학생이었다. 그런 나에게 국어선생님이 통일에 관련된 책을 한번 읽어보라며 이 책을 권해주셨다.

나는 처음 글을 읽을 때 겉표지보다는 안쪽 표지에 있는 작가의 이력을 보고 읽는 것을 좋아한다. 어떤 생각을 가진 작가인지 알아내기 위해서와 작가가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하늘 꿈 학교' 에서 글쓰기를 지도했다고 돼 있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 일어난 상황들을 보면 더 실감났고 실제로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편 모음집 같은 느낌으로 작품 모두가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자그사니'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자그사니는 평양의 방언으로 '모샘치'라는 두만강과 압록강에 주로 서식하는 물고기를 부르는 말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 강희는 강을 건너가던 중 총에 맞아 엄마를 잃었다. 그리곤 '애심'이라는 언니 덕에 다행히 살아나서 남한으로 오게 됐다. 하지만 남한에서의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 때문에 학교에서도 생활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결국 강희는 자퇴하고 물고기를 파는 수족관에서 일하게 됐다. 하지만 믿던 언니 '애심'의 배신으로 가진 돈을 전부 날렸다. 이후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애심을 찾아 자신의 돈을 받아내고 자기 자신이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다짐하며 이야기를 끝맺는다.

나는 어릴 적부터 이런 이야기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아무리 밟혀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주인공의 이야기,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이야기, 그랬기에 배신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강희의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통일에 관심이 생겼다. 사실 탈북자들이 이런 식으로 넘어온다는 정도만 알았을 뿐 그 이상은 몰랐다. 그래서 어린 나이에 이곳으로 꿈꾸며 건너온 탈북자들의 생활이 꽤나 비참하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 '죽을 힘을 다해 건너왔으니 이제는 행복해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나의 생각을 비웃듯 비참하게 살아가는 모습들, 탈북자라서 받는 따가운 시선과 편견들. 학교에 다니는 탈북자들을 보면서 수군거림·갈취·폭력을 일삼고 돈이 없어 배를 곯고 먹고 살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훔쳐 책방에 파는 일까지 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아이를 브로커를 통해 데려오려고 나라에서 준 집을 담보로 사채까지 쓰는 걸 보니 나라가 달라졌을 뿐 북한이나 남한이나 힘든 것은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단편으로 나눠져 있어서 내용이 대체적으로 짧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단편들의 끝맺음은 좋았다. 조금 더 길게 그들의 이야기를 펼쳐 나갔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는 이 책을 모든 학생들이 한 번쯤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통일에 관해 별다른 생각이나 관심이 없는 학생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쩌면 그들 중에 이 책을 읽고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있을테니까. 통일이 되면 북한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가 아닌 그들의 목소리로 들어보고 싶다.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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