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태 시인, 세 번째 시집 ‘멸종위기종’ 발간
원종태 시인, 세 번째 시집 ‘멸종위기종’ 발간
  • 김은아 기자
  • 승인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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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의 관계성, 자연의 권리와 생명의 본질 탐구

원종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멸종위기종’이 지난 20일 ‘푸른사상 시선 137’로 출간됐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원 시인은 자연과의 교감과 사랑을 고백하며 시편마다 자연의 모습을 빌린 우리 삶의 모습과 현실을 담았다.

또 팔색조·긴꼬리딱새·남방동사리·거제외줄달팽이·풍란 등 멸종 위기에 처한 생명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자연의 권리를 내세우며 치유와 생명의 본질을 탐구했다.

이응인 시인은 시집 해설에서 “원 시인은 꽃과 새와 바닷게뿐 아니라 인간도 멸종위기종이다. 이번 시집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들을 만나게 된다. 그는 모든 안테나를 세워 생명을 탐구하고, 안타깝고 따스한 마음으로 이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그는 숲의 세계를 통해 화살과 파괴를 넘어 치유와 생명을 탐구한다”고 평했다.

김하기 소설가는 추천사에서 “그의 시는 자연을 담는 그릇이다. 자연의 힘을 빌려 인간 삶의 다양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선명한 스냅 사진을 보는 듯하면서도 묵직한 생각이 담겨 있다. 자연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투시력과 강인한 마음의 내공이 없고는 덧없는 이슬방울조차 이렇게 단단한 금강석으로 벼려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작가회의 회장인 박덕선 시인은 “화려하나 단단하고 경쾌하게 성찰의 문을 툭툭 치는 시어들로 디스토피아에서 탈출하자고 손을 내민다”며 “종말의 시계를 멈추고자 그는 몸과 마음으로 뭇 생명들을 지키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가 이번 시집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원종태 시인은 “나무 한 그루가 팔만대장경이고 숲이 화엄 세상이며, 새와 나무는 우리의 형제요 구르는 돌은 우리의 사촌이다. 유한성을 가진 인간은 모르는 것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며 “자연을 경외하고 자연의 권리를 옹호하는 시편들이다”고 자평했다.

한편 원 시인은 거제도에서 태어나 유·소년기를 보내고,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지평의 문학’에 ‘향우회’ 외 7편을 게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세종도서로 선정된 첫 시집 ‘풀꽃경배’와 두 번째 시집으로 ‘빗방울화석’을 냈다. 한국작가회의·경남작가회의 회원이다. 현재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긴꼬리딱새

원종태

온몸이 청색 피리다
온몸이 색이고 음악이다
처음 만난 순간을 잊지 못하지
모든 공간은 사라지고 시간은 멈추고
산을 멈췄다 산을 움직이게 한다
산수국이 나비처럼 피면 날아오지
물오리나무 숲에 푸른 물이 흐르고
민물검정망둑이 혼인색으로 빛날 때
청피리를 불며 돌아오지 청피리를 불며
검은 숲을 화살처럼 빠르고 둥글게 쏘다닌다
풀잎처럼 낭창, 꼬리를 보았다 했는데
보이는 것은 소리뿐이다 소리는
눈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귀로 나간다
대낮에도 가재가 기어다니는 컴컴한 계곡에
자체 발광하는 눈테는
영화 아바타의 나비 부족이거나
여름밤 부둣가 긴팔을 내리고
하릴없이 그리던 시거리 빛깔
모두가 사냥꾼이면서 사냥감인 숲에서
발광하는 색과 제 몸의 서너 배 긴 꼬리는
무용하고 무용하며 쓸모없는 것
오히려 죽음을 당기는 시위
시위를 당신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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