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풍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전기풍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희망을 안고 출발했던 2020년은 역사에 길이 남을듯하다.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사망자와 확진 숫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우리 일상의 변화는 가히 획기적이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남들의 눈총은 물론 벌금도 물어야 될 판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제적 위기는 가혹하리만큼 따갑다.

올해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된 첫해다. 1955년생 이후 세대는 매년 증가세가 늘고 있다. 이들이 살아왔던 65년의 세월은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베이비부머가 노인이 되는 올해부터 노인인구는 매년 5%씩 상승하는 추세다.

2020년 10월말 기준 거제시 노인인구는 25,822명으로, 전체 인구의 10.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노인복지정책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사실 거제는 전국의 어느 지방자치단체 보다 젊은 도시였다. 출산율 또한 높아 보육정책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런 추세라면 곧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치닫게 된다.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의 진전은 노인복지정책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복지욕구 수요가 늘어났다. 이러한 증가는 필연적이다. 얼마나 노인복지에 발 빠르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가 달라질 것이다.

최근 1955년생부터 1963년생으로 이루어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과 은퇴시기가 도래하면서 시중은행인 BNK경남은행이 은퇴설계 전담 창구를 개설해 은퇴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 퇴직금 절세와 운용방법과 실업급여의 수급,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제도의 활용, 공적연금 활용, 노후자금 마련, 주택연금 가입, 농지연금 가입 등으로 구성된 커리큘럼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1988년 시작된 국민연금제도 실시로 베이비부머 세대는 국민연금 수급대상에 속한다. 은퇴이후 제2의 인생설계에 국민연금은 크나 큰 복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은 올해 6월말 현재 37.1%에 불과하다. 전체 노인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소득대체율도 지난해 기준으로 44.5% 수준에 불과하다.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제도를 실시하고 있지만, 급여수준이 용돈수준에 불과하여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이후 인생설계는 지방자치단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걱정해왔던 일들이 갑자기 다가선 느낌이다. 거제시 또한 이들의 일자리와 노후소득보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베이비부머들은 기존 노년세대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고 건강하며 경제적 자립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울산시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가속화에 따라 제2의 인생설계를 돕는 은퇴직 아버지 기살리기 운동본부 발대식을 했다. 공무원 그룹과 일부 대기업에서 퇴직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례는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응원 캠페인과 퇴직자 대상 맞춤형 교육강좌를 마련한 것은 매우 뜻밖이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생애맞춤형복지가 유행이다. 생애주기에서 노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생애주기를 세분화 한 복지정책은 마련되지 못했다. 예컨대 아동기는 영아기, 유아기, 유년기 등으로 각 시기별 복지정책을 펴고 있는데 반해 노년기는 연령대별 특성이 다름에도 일반화된 복지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거제시는 민선7기 후반 조직개편에서 100세 시대 급증하는 실버세대의 복지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노인복지 전담과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신노년세대인 베이비부머가 대거 은퇴하기 전 퇴직준비교육을 통해 제2의 인생설계를 정책적으로 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노년기를 세분화하여 성장 단계별 필요한 삶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생애맞춤형복지가 실현되길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