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식민지였던 쿠바가 독립을 외치며 폭동을 일으킨다. 미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1898년 군함 메인호를 급파하면서 미국과 스페인의 전쟁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군함이 격침되면서 많은 해군장병을 잃었다. 이후 미국의 젊은이들은 해군지원을 꺼렸다. 해군당국은 골머리를 앓다가 급기야는 사망자에 대한 통계를 발표한다. 미국 해군의 사망률은 1000명당 9명이지만, 뉴욕시민의 사망률은 1000명당 16명이다. 따라서 해군에 입대하는 것이 뉴욕에 있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 통계가 놓친 것이 있다. 해군은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지만 뉴욕시민 중에는 노인·환자·갓난아기 등이 다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민간장수요법'의 신뢰성을 통계적 수치로 발표한다. 애완견을 데리고 매일 산책하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추적조사를 했더니 애완견을 데리고 매일 산책하는 사람이 평균 5년 더 살더라는 것이다. 이건 처음부터 '표본추출에 관한 오류'가 내포돼 있다. 몸이 아픈 사람은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할 수 없다. 매일 애완견과 산책한다는 것은 적어도 건강하다는 증거다.

A병원이 통계상 폐암환자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치자. 그렇다고 A병원이 폐암환자 진료기술이 가장 떨어져서 그런게 아니다. 오히려 A병원이 폐암환자 진료수준이 전국 최고이기 때문에 폐암말기 환자가 몰려들어서 그렇다.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거부하는 병원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영국의 정치가 벤저민 디즈데일 리가 말했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여론조사기관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조사 의뢰기관의 입맛을 무시 못한다. 눈치 채지 못하게 조작하는 기술이 있다. 통계의 함정에 낚이지 않아야 한다. 특히 선거가 다가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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