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태 전 경남도의회 의원
조기태 전 경남도의회 의원

코로나19로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장애인들의 나들이에 동참해달라는 거제시장애인복지관 윤숙이 관장의 요청을 받고 아침일찍 집결장소인 복지관으로 갔다. 장애인들의 즐거운 나들이를 위해 서거제로타리클럽과 해금강로타리클럽 회원들이 함께 했다.

서거제로타리 김상오 회장·해금강로타리 양은희 회장과 수인사만 나누고 버스에 탑승했다. 출발전 1·2호차에 인사차 들렀다가 앉은 분들을 보면서 같은 회원끼리, 또는 아는 장애인끼리 앉은 줄 알았다.

목적지 도착 전에야 로타리 회원과 장애인이 1대1로 앉은 걸 알았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오래된 친구처럼, 또는 다정한 이웃 같은 모습에 무척 놀랐다.

"로타리 회원들의 마음이 저렇게 열려 있는가"라며 윤숙이 관장에게 물었더니 "몇년째 이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이 조금도 불편해 하지 않으며, 지금까지 조그마한 사고도 없었다"며 "장애인들은 해마다 이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크게 세상을 구한다'는 거제의 지명이 주는 교훈을 그대로 실천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점심시간 식당에서 장애인들과 회원들은 식탁에 2대2로 앉았다. 모든 이들의 표정과 면면을 보니 하나같이 밝고 행복해 보였다. 자상한 어머니가 사랑하는 자식에게 젖을 물리는 상황같이 보였다고나 할까.

한 아버지가 몸이 아픈 하나뿐인 소중한 자식에게 '이것 받아먹고 건강해라'는 표정과 눈빛을 보며 나는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찬 후 오락시간에 장애인들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회원들은 장애인들이 특별한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서로 부대끼며 추억이 될 수 있는 순간순간을 촬영하기에 바빴다. 혹시 어떤 일이 생길까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는 회원들의 사려 깊은 배려에 머리가 숙여질 수밖에 없었다.

같은 말을 두세 번 물어봐도, 금방 한 잘못된 행동을 또 되풀이해도 얼굴 한 번 찡그림 없이 웃으며 대답해 주고, 잘못된 행동은 바로잡아 주는 헌신적인 봉사자들의 활동에 숙연해짐은 어쩔 수 없었다. 종일 안전운전을 하면서도 친절했던 관광버스 운전기사께도 감사드린다.

'너는 언제 한 번 추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연탄이 돼본 적이 있었느냐? 너는 언제 목마른 이웃에게 시원한 물 한 모금이 돼준 적 있었느냐?'

내 자신을 성찰하고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준 서거제·해금강로타리 클럽에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의 삶은 당신들 같이는 못해도 여러분의 그 숭고함을 흉내라도 내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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