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자 ‘위령비’ 건립
지난 21일, 위령비 제막식 및 제11회 합동위령제 개최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거제유족회는 거제시와 함께 11월 21일 오전 장목면 외포리 산227-3번지에 위치한 민간인희생자 ‘기억·평화공원’에서 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거제유족회는 거제시와 함께 11월 21일 오전 장목면 외포리 산227-3번지에 위치한 민간인희생자 ‘기억·평화공원’에서 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

억울한 죽음을 잊지 않고 기리고자 거제시와 더불어 거제유족회에서 작은 적성을 한데 모아 이곳에 빗돌을 세우고 제단을 마련했습니다. 무릎 꿇고 맑은 술 올리오니 이제 그 가슴에 맺힌 한을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옵소서.”

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및 합동 위령제가 지난 21일 장목면 외포리에 민간인희생자 기억·평화공원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11회 째 맞는 위령제는 거제시의 지원으로 유족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위령공원 조성 및 위령비 제막식까지 열리게됐다.

민간인희생자거제유족회(회장 이병학) 주관으로 열린 이번 위령제에는 변광용 거제시장, 서일준 국회의원, 옥영문 거제시의회의장, ·시의원과 김복영 전국유족회장 등 100여명의 유족들이 참석했다.

위령비 제막식을 시작으로 유족회 경과보고, 감사패 전달, 추도사, 추모공연, 전통제례에 이어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거제유족회는 위령공원 조성과 진실규명에 노력한 변광용 시장과 노재하 시의원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시민사회를 대표해 위령공원건립 공동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천업 전 거제경실련 공동대표와 행정과 천진완 시정계장은 공로패를 받았다.

거제시의 예산 지원으로 장목면 외포리 산 227-3번지에 조성된 위령공원은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으로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담아 기억·평화공원으로 명명됐다.

기억·평화공원은 유족회의 뜻에 따라 낡은 이념의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하며 앞으로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또 이 공원은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과거사정리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자료 등을 정리해 안내판을 설치해 경건한 참배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억·평화공원내 위령비는 원형의 기단 위에 세 개의 빗돌과 사각형의 제단으로 7m 지름의 원형기단 위에 세워진 세 개의 빗돌은 왼편부터 평화의 눈물비’, ‘각명비’, ‘평화비로 이름 붙였다.

왼편 평화의 눈물()는 국가권력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무참히 쓰러진 억울한 죽음과 울음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말문에 족쇄가 채워진 채로 온갖 핍박과 서러움 속에 지냈던 유족들의 통한과 고통의 세월을 눈물로 형상화했다.

제11회 합동위령제에서 변광용 거제시장이 제단에서 헌화하고 있다.
제11회 합동위령제에서 변광용 거제시장이 제단에서 헌화하고 있다.

중앙 각명비는 높이 2.75m로 양측 비석은 3.5m 높이에 넓이 0.9m, 두께 0.4m로 화강암 위에 비극적으로 희생된 수많은 분들의 피눈물이 모여 하나의 큰 눈물이 되고, 이제는 모든 아픔을 감싸고 화해와 용서를 바라는 평화의 마음을 담아 글자를 새겼다.

하단부에는 거제지역 민간인 학살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용서와 화해를 통해 평화의 도시거제를 염원하는 추모기(追慕記)가 새겨져 있다.

중앙에 들어선 각명비(刻銘碑)는 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국민보도연맹희생사건등과 관련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신청사건을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 신원이 확인된 159명을 포함 200명의 희생자 성명을 기록했다. 실제 거제지역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은 1000명에 이르러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명비 상부의 삼각형 모양의 조형물은 일운면 구조라와 지세포에서, 동부면 서당골에서, 둔덕면 하둔리 죽전에서, 연초면 송정고개에서, 지심도와 가조도 앞바다 등지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수장당하거나 총검으로 무참히 쓰러졌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거제도를 형상화했다. 그 아래 포승줄은 부당한 국가권력의 폭력과 만행을 상징하고 있다.

오른편 평화비(平和碑)는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영령들의 해원과 안식의 세계, ‘평화의 영원성과 완전함을 기원하고 있으며, 양측의 직각 삼각형 모양의 사선은 파도를 형상화하여 푸른 해원을 향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평화 의지를 담았다.

이병학 민간인희생자거제유족회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전쟁을 전후로 거제민간인희생사건거제지역 보도연맹사건으로 국가의 잘못된 공권력에 아래 무참히 희생된 민간인들은 엇갈린 이념과 허울 좋은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됐다아픈 현대사를 바로잡고 유족들의 절절히 맺힌 한을 풀어달라는 진실규명의 노력이 이어진 결과 70년의 지나서야 희생자들의 이름을 위령비에 새길 수 있게 예산을 지원한 거제시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유족회장은 지심도 앞바다가 멀리 보이는 이곳, ‘기억평화공원이 후손들의 성지가 되고 낡은 이념의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는 평화의 공원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기억·평화공원’ 내 위령비는 왼편부터 ‘평화의 눈물비’, ‘각명비’, ‘평화비’로 이름 붙였다.
기억·평화공원’ 내 위령비는 왼편부터 ‘평화의 눈물비’, ‘각명비’, ‘평화비’로 이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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