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7시20분경 거제에서 부산으로 가고자 거가대교 통행료 요금소에 들어선 A씨.

밤 12시께 지난 2003년 9월12일 거제에 큰 피해를 입힌 태풍 '매미'와 같은 강력한 태풍이 거제와 부산 사이를 통과한다는 얘기를 듣고 한시라도 집에 빨리 가기위해 거가대교에 들어 섰다.

오후 7시30분 갑자기 경상남도 재난문자가 왔다는 핸드폰 알람소리가 울렸다. 알람과 동시간대인 오후 7시30분부터 거가대교 양방향 전면 통제라는 것이다.

문자를 보낸 시간과 양방향 통제시간이 같아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적어도 30분 전에 문자가 왔으면 거센 비바람을 뚫고 거가대교에 들어서지 않았을 것인데 다시 돌아갈 일이 난감했다. 할 수 없이 고현으로 돌아가 통영·고성을 거쳐 부산에 있는 집으로 갔는데 3시간 이상이 걸렸다.

지난 2일 오후 7시25분께 부산에서 거제에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거가대교 통행료 요금소에 들어선 B씨. 병원에서 아이 약을 타야해 태풍이 온다는 예보를 들었지만 할 수 없이 부산에 들렀다 태풍을 피해 빨리 집으로 가고자 거가대교를 택했다. 

오후 7시30분 경상남도 재난문자가 핸드폰에 떴고 문자와 동시인 오후7시30분부터 거가대교 양방향 전면 통제를 한다고 했다. 

초보운전자로 진해와 마산을 거쳐 고성에서 거제까지 초행길을 이 빗속을 뚫고 갈 수 있을지 정말 울고 싶었다.   

집에서 기다리는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공무원들은 뭐하는 것이냐며 화를 냈다. 어쩔 수 없이 먼 길을 돌아서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4시간 이상이 걸려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 2일 밤12시께 태풍 '마이삭'이 거제와 부산 사이를 통과한다는 보도가 며칠 전부터 있었다.

경남도는 거가대교를 통행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지난 2일 오후 7시30분께 내리고 곧바로 통제를 시행한다는 재난문자를 도민들에게 보냈다.

거가대교 재난문자는 도에서 발송하지만 위험하다는 기준은 딱히 정해진 메뉴얼이 없다. 행정이 기상청 발표와 현장사정 등을 고려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그때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예측이 되는 일이라면 사람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줘야 우왕좌왕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태풍 하이선이 지난 7일 사이 한국을 관통한다는 예보가 있고, 앞으로도 크고 작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재난안전을 총괄하는 관계부처에서는 안전문자를 보낼 때 적어도 30분 전에 보내 시민들이 더 이상 당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