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홍 거제바른이치과 원장
이수홍 거제바른이치과 원장

"철길 깔았네?"
"007 영화에 나오는 악당 죠스 같다."

1990·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치아교정 치료를 시작한 분들이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말이었을 것 같습니다.

치아를 이동시켜 가지런히 만드는 치과 교정 치료는 1800년대 후반부터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당시에도 지금과 유사하게 교정 장치를 치아에 하나씩 달고 교정용 철사를 이용해 치아를 움직이는 방식을 사용한 것을 보면 상당히 놀랍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교정 장치를 지금처럼 레진 접착제로 하나씩 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치아마다 밴드를 이용해 감싸는 방식을 이용했기 때문에 금속재질이 많이 보였으며 교정용 호선도 스테인리스 스틸로만 돼 있었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도 심했습니다.

그후 치아교정 치료는 발전을 거듭하며 치료의 효율도 높아지고 치료의 결과도 더욱 개선됐습니다. 그런데 그 발전의 과정 중에는 '어떻게 하면 좀더 티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항상 있었습니다.

초창기 교정장치는 소재 자체가 전부 스테인리스 스틸로 돼 있어 전체적으로 구강 내를 어둡게 보이게 했습니다. 물론 이 소재는 튼튼하고 제작비가 저렴해 치료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현재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미적 측면에서는 단점이 많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세라믹(도자기)소재로 만들어진 장치가 개발됐습니다. 그 후에는 교정 장치와 주호선을 결찰하는 부분까지 장치에 포함시킨 자가 결찰 장치도 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교정치료를 받고 싶어도 보이는 것이 싫어서 교정을 못하는 분들이 계셨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고안된 치아 이동 장치가 바로 투명 교정장치라 불리는 방식입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얼라인테크놀로지에서 만드는 인비절라인이라는 시스템이 가장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다양한 업체에서 제품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투명 교정장치는 CAD/CAM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공작업을 통해 제작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틀을 2주 간격으로 바꿔 끼우는 방식을 이용하는데 이 각각의 틀은 미리 계획된 위치로 치아를 서서히 움직이게 합니다.

장치를 끼운 상태에서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심미적인 장점이 있으며, 식사 또는 양치질 시 장치를 구강내에서 빼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편한 것도 장점입니다.

다만 모든 케이스를 이 방식으로 치료하기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치아를 평행하게 이동시키기 어렵고, 한 번에 동시다발적인 치아 이동도 어려우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기간이 매우 장기화되기도 합니다.

또한 장치를 하루에 22시간 동안 본인의 의지에 따라 끼우고 있어야 하므로 협조도가 낮으면 치료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잘못된 진단 및 치료 계획이 수립된다면 이상적인 교합과 입매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결과로 마무리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장치 제작 회사가 아닌 치아 교정 전문가가 치료를 주도하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증례가 투명 교정 치료에 적합한지의 여부는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는 훨씬 심미적으로 교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옵션이 하나 추가된 것이기 때문에 장치가 보이는 부분 때문에 교정 치료를 망설이셨던 분들께는 좋은 소식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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