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과 해역 내 흡연행위 규제 미흡

환경운동연합이 7월부터 8월 8일까지 전국 5개 권역별 14 곳의 해안가에서 진행한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이 4일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전국 동서남해안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양 생태계에 악영양을 끼치는 담배꽁초가 가장 많이 버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4일 밝힌 조사결과에 따르면 담배꽁초는 남해안 5곳과 서해안 8곳 등 대부분의 해안가에서 가장 많이 수거됐다. 담배꽁초 외에는 ‘비닐봉지와 포장지’, ‘어구’,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음료수병’ 순으로 많았으며, ‘일회용 마스크와 장갑’, ‘폭죽’도 다수 발견됐다.

이번 조사는 올해 7월부터 8월 8일까지 전국 5개 권역별 14 곳의 해안가에서 진행됐으며, 66명의 시민이 참여해 총 3879점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했다.

가장 많이 발견된 해양쓰레기인 담배꽁초에 대해 지난 2015년 해수부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백사장 흡연행위 금지규정을 폐지한 바 있다. 대신, 백사장 금연 대책을 지자체 각자 재량에 따라 조례를 제정하도록 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5월 진행했던 전국 생활 속 쓰레기 조사에서도 담배꽁초가 전체 쓰레기 중 54%에 달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담배꽁초의 필터는 9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바다로 떠내려갈 경우 미세플라스틱으로 자연 분해되어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먹이사슬에 따라 사람의 몸에도 축적된다. 

서해에서는 다른 해안가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일회용 비닐장갑이 다수 발견되었다. 일회용 비닐장갑은 서해에서 260개가 발견되었는데,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서해 관광지의 특성상 조개구이 등 야외에서의 취식 행위가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사용된 일회용 장갑이 무단투기 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회용 비닐장갑과 함께 동서남해안에서는 각종 비닐봉지 및 포장재가 담배꽁초 다음으로 가장 많이 발견되었다. 바다로 흘러간 일회용 장갑과 비닐은 해양 생물들에게 마치 해파리처럼 보여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기 쉽다.

또한 코로나19로 해양쓰레기 조사 중 일회용 마스크(총 81개)도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의 해수욕장 방문이 이어지면서 기존에는 거의 발견할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 쓰레기의 상당량이 버려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자원순환 담당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안가에 볼 수 없었던 일회용 마스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증가해 해안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주원인 중 하나인 담배꽁초가 가장 많이 발견된 만큼, 전국 해수욕장 금연구역 지정 포함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해수욕장법률 재개정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올해 하반기에도 전국 시민들과 함께 전국 쓰레기 분류, 조사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에 최악의 쓰레기 배출 품목과 불명예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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