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상혁명과 과학적 태도 ⑤
우리의 사상혁명과 과학적 태도 ⑤
  • 양일웅 명예기자
  • 승인 2008.0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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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상혁명은 어떠한 방법으로 하여야 할까?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함에는 과거와 현재의 우리 사상계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병의 원인, 병의 징후를 알지 못하고 쓰는 약이 병자를 구원할 수 없는 것과 같이 과거의 경험, 현재의 지식을 기초를 하지 아니한 장래방침은 항상 실패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과거 우리의 사상계 같이 곧 죽으려는 중병자와 같이 조금도 활기와 진취성이 없는 것은 무슨 까닭이며, 현재 우리의 사상 혁명사업이 명문도 순조로이 나아가지 못하고 탈선에 탈선을 계속하는 것은 그 원인이 어디 있는가?

과거 우리의 사상계에는 물론 여러 가지 부족되는 점이 많았다. 그러나 그 중에도 제일 심하였던 것은 비평적 정신과 비평의 자유였다. 그네들은 사서삼경을 천경지의로 믿었다.

원문 뿐 아니라 주희(朱熹)의 주(註)까지도 절대로 복종하였다. 일책 이책 삼책 내지 몇 백책 몇 천책을 하여 이 모든 것을 맹목적(盲目的)으로 믿고 또 외웠을 뿐이었다.

그것에 어떠한 가치가 있음으로 그것을 믿어야 되는지. 그것에 어떠한 가치가 있음으로 그것을 믿어야 되는지?

그것을 외워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그네들의 대답은 아래와 같을 것이다. 대성(大聖) 지성(至聖)의 말씀임으로 믿지 아니할 수 없고 우리의 선유(先儒)가 보다 믿는 바임으로 믿지 아니할 수 없고 이것을 믿어야 사회에서 행세를 할 수 있고 진사급제를 할 수 있음으로 믿지 아니할 수 없다고.

간혹 특출한 인재가 있어 이와같은 미신적 태도를 배척하고 유교사상과 배추되는 주장을 한다든지 또는 주희의 그것과 닮은 주해(註解)를 한다면 사회는 그를 홍수, 맹수와 같이 미워하였다.

경하면 덕석마리, 심하면 참살 그의 종족은 동리에서까지 축출을 당하고 그의 저서는 전부 불에 들고 말았다.

말하자면 비선왕지법복(非先王之法服)이라는 극단맹종주의 전제밑에서 비평의 자유, 비평적 정신을 잊지 못해 곧 죽으려는 중병자와 같이 지금하는 것이 과거 우리의 사상계였다.

근십여년에 자유평등사상의 수입으로 우리의 사상계는 유교전제에서 많은 해방을 얻었다. 주희의 주(註)뿐 아니라 사서(四書)의 원모로 비평할 수 있게 되고 진사급제를 하기 위하여 그것을 외울 필요는 없게 되었다.

신문이며 잡지에서 우리는 구논리 구종교에 대한 반대의 논문을 볼 수 있고 무슨 학문, 무슨 주의하는 신명사도 눈이 시릴만큼 본다. 언뜻 보아 우리의 사상계에는 완전히 자유비평이 실행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큰 오해다. 우리의 사상계가 신사조의 수입으로 받은 이익은 다만 일정한 범위내에서 비평의 자유를 얻었음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까지도 완전한 비평의 자유는 얻지 못하였다.

그것은 정치상 사회상 비평의 대부분이 소위 치안방해라는 맹목하에서 절제는 받는 까닭이다. 비평의 정신은 아직까지 극히 박약하다. 아니 박약하기보다 조금도 없다는 편이 가까울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우리 민족은 그의 거의 전부가 공구(孔丘) 주희라는 두 인물을 중심삼아 맹목적 복종을 계속하여 왔다. 물론 석가의 신자도 있었으나 그것은 소수였다.

공구가 무어라고 하였으면 그것을 천경(天經) 지의(地義)로 믿고 주자가 절대복종하였다. 오늘 우리 사회에 이와같은 사상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나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그 변화하였다는 것은 다만 소수던 것이 다수로, 종서이던 것이 광서로 변하였을 뿐이다.

절대맹종이라는 네 글자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그네들은 과거 공구 주희에서 절대맹종하는 그 정신으로 현재 예스 막스 간디 톨스토이 크로포트킨, 레닌…등 무량수의 인물에서 절대 맹종한다.

예수가 이렇게 말하였으니 우리는 이렇게 믿어야겠고 막스가 이렇게 말하였으니 우리는 이렇게 믿어야 되겠다고 그네들은 주장한다.

더구나 우리 민족의 대다수를 점령하는 무식계급에 이와같은 주장조차 없다. 예수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 막스가 무슨 책을 썼는지 그네들은 알지 못한다.

다만 선교사가 무어라고 하였으니 그것을 믿고 누구가 무어라고 하였으니 그것을 믿을 뿐이다. 만일 누군가 그네들에게 어찌하여 예수를 믿는냐고 묻는다면 그네들은 반드시 이렇게 답할 것이다.

예수는 하나님의 독생자인 동시에 그를 믿으면 죽어서 천당에 갈 수 있으니 그를 믿지 아니할 수 없고 막스는 과학적 사회주의의 원조로 그의 자본론을 세계가 공인하는 위대한 저작임으로 그를 믿지 아니할 수 없다.

선교사나 누구누구는 무슨 대학을 졸업하고 어떻게 학식만은 있음으로 그를 믿지 아니할 수 없다고 이뿐 아니라 그네들은 자기가 이와같이 맹존(盲後)할 뿐 아니라 자기네의 맹목적 신앙에 대한 남의 비평을 절대로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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