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강 십자동굴 고립·가라산 통제구역 출입 창원지역 산악회 적발

지난 9일 오전 통영해경이 남부면 해금강 십자동굴 내부에 고립된 수영 동호회원 23명을 너울성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통영해경이 남부면 해금강 십자동굴 내부에 고립된 수영 동호회원 23명을 너울성 파도가 치는 상황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전국에서 사상자가 속출한데다 태풍 '장미'까지 북상중인 상황에서 단체 수영을 하다 고립돼 구조되거나, 산사태 위기 통제에 단체산행을 하다 적발되는 등 '안전 불감'이 여전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통영해양경찰서(서장 김평한)는 지난 9일 오전 8시2분께 남부면 해금강 십자동굴 내부에 고립된 부산지역 수영동호회원 23명 중 2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어 회원들의 신고로 구조에 나섰다고 밝혔다.

해경은 경비함정 및 연안구조정·통영구조대를 현장으로 급파해 오전 9시14분께 23명 전원 구조했다. 다행히 다른 이상은 없던 걸로 파악됐다.

특히 태풍이 북상중인 시점에서 너울성 파도가 치는 상황이라 빠른 구조가 필요했고, 조금만 늦었어도 기상악화로 인해 구조가 힘들었던 상황이었다는 게 통영해경의 경고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태풍 북상 등 기상악화 시는 수상레저 활동 자제를 당부드린다"며 "해상에서 단체로 레저활동을 할 경우 인명구조정 등이 인근에 대기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산사태 위기경보로 통제된 산행을 시도하다 적발된 사례도 나타났다.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소장 이진철)는 지난 9일 오전 9시30분께 산사태 위기경보로 통제된 거제지구 가라산 탐방로 통제시설을 무시하고 산행을 시도한 창원지역 산악회 회원 14명을 적발했다.

앞서 국립공원공단은 장마와 집중호우로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모든 국립공원 탐방로를 11일까지 전면 폐쇄한 상태였다.

전국적으로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산사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거제지역에도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가라산·망산 등 산악지역의 지반이 약해져 사고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국립공원사무소는 비가 그친 후 탐방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안전이 확보된 후 탐방로 개방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거제지역이 태풍 북상경로에 위치해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탐방로 개방시기는 더 늦춰질 수도 있다.

현장에서 단속에 직접 참여한 이재성 거제분소장은 "이번에는 탐방로 입구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통제가 가능해 다행이었다"며 "대기가 불안정한 현재 기상상황에서 당장 기상이 좋다고 무리하게 산행할 경우 중간에 악천후 및 산사태 등 다양한 위험요인이 산재해 있으니 통제된 탐방로는 반드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무소 측은 산행을 시도한 14명 전원에게 자연공원법 규정에 따라 지도장을 발급하고 공원 입구까지 동행해 하산시켰다.

앞서 지난 6월7일에는 이번처럼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홍도 해상동굴에 취미활동을 하다 고립된 남녀 다이버 2명 구조에 나섰던 통영해경 구조대원 정호종(34) 경장이 밤새 사투를 벌이다 갑자기 덮친 파도에 휩쓸려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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