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김철수 거제신문 서울지사장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해결되지 않은 채 반년이 지났다. 뉴스매체는 매일 코로나19에 대해 방송하고, 신문도 코로나19에 대한 뉴스를 날마다 전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브라질·인도·일본 등 국가에서 재확산세가 뚜렷한 가운데,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의 '엔데믹(주기적 유행)'화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백신개발 소식이 없는 와중에 코로나19 확진-치료-완치 후 재감염 가능성이 있다는데 있다. 코로나 완치자가 항체감소로 재감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가운데 전 세계에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에선 내년까지 백신 개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예측이 나와 '엔데믹' 공포가 커졌고, 미국에서는 혈장 예방주사가 백신의 가장 현실적인 대체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독일 뮌헨 슈바빙 클리닉은 지난 1월 말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9명 중 4명의 중화항체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 정부 자문위원인 감염병 전문가 아르노 퐁타네 파스퇴르연구소 교수는 "내년까지 100% 효과가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백신을 개발하려면 수년이 걸린다. 우리는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활용한 예방주사가 가장 효과적인 방역 대책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혈장치료란 완치자의 핼액 속에 포함된 항체를 추출해 감염자에게 투여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2만8000명이 넘는 미국의 확진자들이 정맥주사로 혈장치료제를 투여했다.

한편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가 인류를 바이러스 공포로 위협하고 있다. 인류가 앞으로 매년 수백회의 '인수 공통감염병 전파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지구온난화·숲 파괴 여파로 '바이러스 판도라상자'가 열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년부터 선포해 온 총 6차례의 '국제 공중 보건위기' 중 5번의 전염병 상황이 모두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A 사태와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및 폴리오바이러스, 2016년 지카바이러스, 2018년 에볼라바이러스, 2019년 코로나19 사태 등이다. 이에 기후변화 자체를 국제 공중보건 위기로 선포해야 한다는 주장도 세계적인 석학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학 연구팀의 분석 보고에 따르면 앞으로 2070년까지 인류는 매년 최대 260회의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의 전파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한다. 기온의 상승과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인간 활동에 따른 동물서식지 파괴 등의 영향으로 인류와 포유류 등의 거주지가 이동하고, 상호 간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면서다.

야생동물이 서식지에서 인간에게 다가오는 환경은 인류 스스로가 자초한 행동의 결과라는 아이러니다. 스스로 바이러스의 '판도라상자'를 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예측이 나오는 현재도 이미 결정적인 공중보건 위기 때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신종플루 당시 공중보건 전문가인 래리 브릴리언트 박사는 "급격히 증가하는 인구가 많은 산림과 초원·습지를 농업용으로 전환하거나 개발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인간과 동물이 가까이 살면서 바이러스까지 공유하는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에볼라바이러스'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해 인류 감염이 더욱 잦아지고, 피해도 커지고 있다. 2019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2070년까지 최대 3.2배가량 더 많은 인류 감염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카바이러스' 역시 잦아진 호우와 높아진 기온으로 전파원인 이집트 숲모기가 더 잘 증식되는 환경이 마련돼 점차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WHO의 평가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더욱 창궐하는 전염병과 열사병·기상재난 등으로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매년 25만명의 사망자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직간접 영향을 받은 코로나19로 이미 57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구온난화와 지구숲 파괴로 '바이러스 판도라 상자'가 열리고 있다. 어떻게 이것을 막을 것인가? 인류의 미래와 생존이 걸린 시급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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