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김수영 거제다대교회 목사

인생을 두고 갈대와 같은 인생, 나그네와 같은 인생 등 여러 가지로 비유하는데, 성경에 보면 그릇에 비유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온갖 모양과 형태의 그릇들이 진열돼 있는 그릇점에 가보면 그 비유의 의미를 새삼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그릇도 있나 싶을 정도로 천태만상의 그릇들을 보면 마치 다양한 모습으로 이 세상 곳곳에 존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군상을 떠올리게 되며, 생각해 보면 참으로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생을 그릇에 비유한 것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 모든 그릇은 토기장이들이 빚어 만들어 놓은 것이듯, 사람들 또한 조물주 하나님이 창조하셔서 내가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모든 그릇은 나름대로 다 쓸모가 있게 빚어진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그릇이 듯이, 사람들 또한 잘나고 못난 사람 상관없이 나름대로 가치있는 절대 존재로 없어서는 안 될 하나님의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릇이든 사람이든 존재 자체만으로 귀중한 것이지 금그릇은 귀하고, 질그릇은 천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세 번째로 토기장이가 밥·국·찻잔 등 도기 하나씩를 빚어 만들 때 목적을 가지고 빚어내 듯, 하나님이 인간을 지으시고 이 땅에 존재케 하실 때에는 그 나름의 존재의 목적과 그 이유가 있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를 존재케 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임을 고백하며 사는데 그것을 믿음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그릇이 어떤 그릇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그릇에 무엇이 담겨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릇은 안에 담기는 내용물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술을 담으면 술그릇이 되고, 밥을 담으면 밥그릇이 되며, 사람을 살리는 약이 담겨 있으면 소중한 약그릇이 되지만, 아무리 비싼 금그릇일지라도 똥이 들어 있으면 똥그릇이 되고 마는 것이니 그릇의 모양이나 형태(형식)보다 그릇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의 심령(생각과 마음)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 어떤 것을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에 따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결정된다는 말이지요.

귀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귀한 사람이 되고, 천한 것을 생각하는 사람은 천한 사람이 되며,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좋은 사람이 되지만, 마음이 악하면 악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서 성경은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지 말고, 너희들은 보배를 담은 질그릇 같은 사람이 되라(고후4:7)"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너희들이 비록 질그릇처럼 볼품없고 약한 존재일지라도 너희 심령에 보배를 담기만 하면 보배그릇이 되는 것이니, 보배같은 예수님을 담아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살면서 보배같은 고상한 존재로 사람답게 살라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한가지 더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릇을 사용하려고 하면 무엇보다도 그릇이 깨끗해야 합니다. 그릇이 깨끗하지 않으면 밥도 국도 어떤 것도 담아 먹을 수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흙으로 빚은 볼품없는 질그릇일지라도 깨끗한 그릇이면 주인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으며, 귀하게 쓰임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딤후2:20-21)말씀에 "큰 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뿐 아니라 나무그릇과 질그릇도 있어서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는데,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고 했습니다. 더러운 죄가 심령에 있으면 주인의 쓰심에 합당치 않으니, 정의로움과 진실함과 정직함으로 깨끗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관입각을 위한 청문회를 보면 스펙도 화려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최고의 인물임에 틀림없는데 도덕적으로 너무 흠결이 많아 낙마하는 경우를 종종 지켜보면서 나는 과연 그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흠결이 없는지, 그리고 주인이 쓰시기에 합당한 심령이 깨끗한 그릇으로 살고 있는지 내 자신을 다시 한번 깊이 돌아봅니다. 주님! 나를 정하게 하여 주옵소서.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