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주유소 이용은 거리 멀고 번거로워 대부분 가까운 곳 이용
농가부담 가중…적정 마진율 대한 정부 차원 검토 필요

거제시내 주유소의 농업용 면세유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농협주유소에 비해 일반 지정주유소에서 구입할 경우 리터당 가격이 두 배 이상인 곳도 있어 농업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거제시 면세유 취급 주유소는 농협주유소 3곳과 일반 지정주유소 22곳 등 총 25곳이다. 이중 휘발유·경유·등유 모두를 취급하는 주유소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주유소도 있다. 

농사용 면세유는 농업경영비 부담경감을 위해 농민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농기계 보유와 농사면적에 따라 농협중앙회가 연간 공급 기준량을 설정하고 각 지역단위 농협이 일반 지정주유소와 농협주유소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장승포농협주유소 면세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440원인데 반해 일운면 한 주유소는 950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경유와 등유 가격도 두 배까지는 아니지만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곳이 많았다. 이로 인해 거리가 멀어 농협주유소를 찾을 수 없는 농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주거지와 가까운 비싼 일반 지정주유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동부면에서 농사를 짓는 A씨는 "집 근처 지정주유소 보다 농협주유소에서 면세유를 구입하면 가격이 배 가까이 싸다"며 "농기계를 끌고 거리가 먼 농협주유소까지 가려면 오히려 기름값이 더 많이 들고, 면세유를 사기 위해 차를 타고 농협주유소로 가 말통 등에 담아 오기도 번거러워 속이 쓰리지만 집 가까이 있는 지정주유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상문동에서 농사를 짓는 B씨도 "집 근처 지정주유소에서 면세유를 구입해 사용하지만 농협주유소와 가격차이가 이렇게 많이 나는 줄 몰랐다"며 "농사 지어서는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인데 지역에 3곳뿐인 농협주유소를 늘려주던지, 면세유 가격을 엇비슷하게 만들어 주던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거제시지부 담당자는 "허가된 주유소가 면세유류를 취급하고자 할 경우 면세유 전용단말기를 설치해 면세유류 판매업자 지정 승인을 신청하면 된다"며 "전산상 면세유류 카드인 농협·비씨카드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것이 농협에서 하는 일의 전부다. 그 외는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서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면세유 사용량이 많으면 지정주유소도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있겠지만 대형하우스 등이 부족한 거제의 경우 면세유 사용량이 적어 개인이 운영하는 지정주유소 가격을 낮추기는 쉽지 않아 가격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농협주유소 간 면세유 가격 차이는 농협 규모와 영업방침 등에 따른 차이로 그 폭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도 "면세유는 농협이 주관하는 사업이고, 주유소의 영업행위 또한 개인의 운영에 관한 문제라 시에서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유소가 마진율에 따라 면세유 가격을 결정함으로써 가격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이에 농업인 백모(52·거제면)씨는 "지역에 따른 면세유 가격 차등은 도입취지에 어긋날 수 있고, 농가부담을 가중시킨다"며 "면세유 판매가격·적정수준의 마진율을 정하는 정부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2008년 7월부터 농업용 면세유 구입시 전용 직불구매카드를 도입, 농·어민이 면세유를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가정용으로 써버린 사실이 적발되면 2년 동안 면세유를 공급받을 수 없다. 이때 면세유 공급내역은 농협 홈페이지에 공개되고, 면세유 전용 구매카드 사용지역이 일정 범위내의 지정주유소로 제한된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