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등면 들막주민들 "착공식만 하면 뭐하나 공사도 안하는데…"

지난 3월 거제시가 상습 침수지역인 들막마을을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하고 정비사업에 착수, 진주 소재 ㈜보산토건이 공사를 맡았으나 착공식만 한 채 현재까지 별다른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폭우와 만조가 겹쳐 침수된 사등면 청곡리 들막마을 모습.  사진제공 : 김양호 들막마을 이장
지난 3월 거제시가 상습 침수지역인 들막마을을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하고 정비사업에 착수, 진주 소재 ㈜보산토건이 공사를 맡았으나 착공식만 한 채 현재까지 별다른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폭우와 만조가 겹쳐 침수된 사등면 청곡리 들막마을 모습. 사진제공 : 김양호 들막마을 이장

"폭우만 쏟아지면 마을이 침수돼 엉망이고, 만조시가 겹치면 목숨이 위험해 밤잠까지 설쳐 못살 판입니다. 거제시가 수십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재해위험 개선사업을 시작했는데도 정작 공사업체는 아예 손을 놓고 하세월입니다."

상습 침수지역인 거제시 사등면 청곡리 들막마을 주민들은 장마철을 맞아 비가 많이 올까봐 노심초사다. 폭우와 만조가 겹칠 때면 영락없이 마을이 물이 잠겨 집안까지 가득 찬 물을 퍼내야 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재연되는 물난리로 올해는 재해위험 개선사업이 착공됐지만, 차일피일 미루는 공사로 앞으로 몇 년간 또 밤잠을 설쳐야만 할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들막마을 30여가구 주민들은 상습침수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사업체는 지난 3월 착공식만 한 채 아예 공사를 하지 않고 세월만 보내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들막마을 김양호(62) 이장은 "거제시가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수십억 공사를 업체에 맡겼는데도, 공사업체는 갖은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하며 몇 달째 공사에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공사 발주처인 거제시에 수차례 빨리 공사를 시작하라고 요청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사업체는 굴삭기만 달랑 한 대 현장에 가져다 놓고 요지부동"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굴삭기도 주민들이 왜 공사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묻자 어쩔 수 없이 가져다 놓은 전시효과에 불과하다"며 "공사에 문제가 있으면 설계변경 등으로 다른 방법을 찾아 공사를 하든지, 공사가 안되면 주민들을 이주시켜 주든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거제시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최근 장마가 겹치면서 공사가 더욱 늦어지는 게 사실이다"고 해명하며 "업체에 빠른 시공을 촉구하면서 공사가 조기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상습 침수지역인 들막마을을 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고시하고 침수로 인한 피해예방과 주민생활 안정을 위해 지난 3월 정비사업에 착수했다. 

총 사업비 69억6000만원(국비 50%·도비 15%·시비 35%)을 들여 방조제와 게이트펌프시설·해수유통구·도로·월파방지벽·유수지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진주시 소재 ㈜보산토건에 공사를 맡겨 오는 2022년 3월29일 준공할 계획이다. 

한편 변광용 시장은 지난 5월 재해예방과 시민 안전을 위해 들막마을 정비사업 현장을 점검하고 공사 관계자와 함께 대상지 주변을 꼼꼼히 살펴보면서 주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철저한 정비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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