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역사에 교육·관광·스토리 입히는 거제 다크투어
아픈 역사에 교육·관광·스토리 입히는 거제 다크투어
  • 거제신문 기획취재단
  • 승인 202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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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거제 다크투어리즘 방향을 제시하다
역사적 고증에 볼거리·즐길거리 관광 콘텐츠 접목이 성공 열쇠
계룡산 정상 부근에 남아있는 거제포로수용소 잔존 유물 모습.
계룡산 정상 부근에 남아있는 거제포로수용소 잔존 유물 모습.

대표적인 다크투어리즘 관광지는 폴란드 아우슈비츠수용소와 캄보디아 투옹슬렝 학살박물관이다. 원자력 참사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과 미국의 원자폭탄을 맞은 나가사키·히로시마 평화공원, 9.11 비행기 테러 참사현장 월드 트레이드센터 자리에 세워진 그라운드 제로는 다크투어리즘 명소다.

국내에서는 서울 서대문형무소·5.18 민주화 성지·DMZ(비무장지대)·군산 일제강점기 수탈현장·제주4.3사건이 일어난 장소 등을 들 수 있다.

이미 다크투어리즘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테마가 확실히 잡힌 상황이다. 국내는 물론 거제에서도 다크투어리즘이라는 말이 붙지 않았을뿐 이미 다크투어 관광지가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거제도포로수용소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불편한 역사적 사실을 직시한다는 점에서 적합한 관광지다.

본지는 문화관광체육부 산하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 아래 '아픈 역사현장을 찾아가는 거제 다크투어리즘'을 기획하며 군산·서울·제주 다크투어리즘을 알아보고, 선진사례를 둘러보기 위해 독일은 유대인 학살 현장과 이념의 장벽인 베를린 장벽 등을 취재하려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취재가 막히는 불운으로 애초 계획을 수정해 국내 다크투어리즘 위주의 기획취재로 군산·서울·제주를 둘러본 후 연재했다. 그 마지막으로 거제 다크투어리즘 개발의 장단점과 방향성 등을 지면에 게재하고 기획취재를 마무리한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 군산 도시재생으로 다크투어 명소 부상

전라북도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호남 지역 물자를 일본으로 수송한 항구로서 일본식 건물과 일제강점기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과 지역내 일제강점기 유산을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다크투어 관광지로 구축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다크투어리즘을 활성화한다는 시책이다. 치욕의 역사지만 이를 활용해 관광과 교육의 장으로 삼는다는 계획 아래 수년전부터 관심을 보여온 덕에 많은 여행객이 군산 다크투어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군산은 일제가 남긴 근대건축물 등 산재한 일제강점기 상흔을 철거 대신 보존·재활용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의 한 축으로 삼아 다크투어의 대표적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거제와 달리 군산은 군산항을 중심으로 아픔의 역사 현장들이 비교적 밀집돼 있어 도시재생사업과 맞물려 다크투어리즘으로 거듭나기에 충분한 요건들을 갖추고 있었다. 손을 댈 곳과 손대지 않을 곳을 가려 있는 그대로의 군산을 잘 보여주는 도시재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도심을 살리면서 도심 곳곳에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건축물 등을 관광자원화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근대 건축물 등 일제의 아픈 유산이 역사교육은 물론 관광자원으로 탈바꿈돼 사진을 찍고 보고 즐기는 상품이 됐다. 

치욕의 역사, 낭만·발전이 공존하는 서울 유산 발굴·보존·관리하며 평화로 재해석 

수도 서울은 유구한 역사만큼 영욕의 세월을 거듭해왔다. 갖은 고통과 아픔을 견디면서 이제 국제적 도시로 급부상 했지만 도심 곳곳에 어둡고 아픈 흔적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하늘을 치솟은 빌딩숲 사이로 어두운 시대의 아픔과 절규의 상흔이 투영되는 서울은 도시 전체를 다크투어리즘 명소라 불러도 손색없는 역사의 고장이다.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전갑생 연구원은 산재한 역사유적들을 복원한 곳도 더러 있지만 요즘 추세가 복원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복원보다는 스토리텔링과 발굴·보존을 통한 역사교육과 다크투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제시도 역사박물관을 만들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유산들을 발굴·보존·관리하면서 이를 하나로 묶어 다크투어리즘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역사현장 복원에만 급급하지 말고 치욕의 역사라도 시대상황에 맞게 보존하고 알릴 수 있는 방안을 적절하고 조화롭게 스토리텔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제 탄압의 상징인 서대문형무소가 역사관·독립공원으로 승화시켜 과거와 현재를 후세에 알려주는 것, 국권상실의 한이 서려 있는 남산 일대를 '남산국치길'로 재해석 해 낭만적 야경에 반해 치욕의 역사를 함께 보여주는 것 등이 진정한 다크투어리즘이라고 설명했다.

다크투어리즘으로 거듭나는 제주 개발과 보존 갈등 해소는 여전히 숙제

제주는 일제강점기 유산과 4.3 학살을 다크투어리즘으로 재조명했다.

특히 수려한 자연경관과 이국적인 정취로 환상의 섬 또는 힐링의 섬 제주로 불리는 강점을 적절히 살리면서 한과 통곡이 응어리진 땅을 다크투어리즘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주민들의 피와 눈물과 처참하게 찢긴 살점이 스며있는 아픔의 땅을 치유하는 동시에 다크투어코스를 개발해 관광과 역사교육의 장으로 삼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개발과 발굴·보존이라는 현실적 딜레마에 빠져 갈등을 빚기도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4.3 학살터가 해수욕장이나 야외무대 등으로 변하고, 인근에는 리조트나 각종 전시관 등 현대시설이 들어서며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기념비 하나 없이 흔적조차 사라져가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아픔의 현장이 난개발의 상징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제주도청은 산재한 문화유적들을 발굴·보존하면서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스토리텔링이 가미해 제주를 세계적인 다크투어리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게다가 제주는 섬 전체가 해안절경이고, 다소 이국적인 정취까지 풍겨 다크투어리즘으로 손색없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공원과 카페·맛집까지 산재해 관광도시로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행객들은 올레길 걷기·자전거투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역사와 테마가 어우러진 거제관광 추진 6.25·유배지·일제 유산에 관광 접목 시도

거제도 많은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고려 의종에서부터 임진·정유재란과 일제강점기·6.25전쟁 등의 유적들이 현존한다.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훼손되거나 방치된 유적들도 많고 일부는 치욕의 역사라는 이유 등으로 지하창고 등에 처박혀 있는 유적도 있다.

특히 일제잔재는 철거와 존치 논란을 빚기도 했고 관광자원화 하자는 주장이 일면서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대변화에 따라 단순한 휴가 대신 아픈 역사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 '다크투어리즘'이 대세다.

관광과 여행패턴이 다변화되고 특정 테마를 주제로 한 여행이 트렌드화 되면서 각 지자체가 앞다퉈 다크투어리즘이라는 주제 아래 지역내 여행지를 상품화하고 있다. 

이에 거제시도 지역 곳곳에 산재한 아픈 역사를 다크투어리즘으로 승화시키려는 작업에 들어갔다. '역사와 테마가 어우러진 거제관광' 개발에 나선 것. 용역을 통해 투어코스를 만들고 어떤 인프라들이 구축돼야 하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 7월 중순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역사와 테마가 어우러진 거제관광'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분류된다. 

고려 의종을 포함한 유배지 유산, 일제강점기를 포함한 임진·정유재란 유적지, 포로수용소룰 포함한 6.25전쟁 유적·흥남철수작전과 대통령 생가 등을 당일·1박·2박 코스 등으로 나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스토리를 가미할 예정이다.

역사 고증에 치중하면 외면받기 일쑤고 지나친 관광자원화는 상업화라는 지적 기존 관광지와 연계하는 방안도 절실

용역을 발주한 거제시 관광마케팅과 옥치덕 과장은 많은 역사 유산들이 산재해 있지만 '역사와 테마가 어우러진 거제관광'을 개발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전한다. 테마별 역사와 유적은 있으나 이를 하나로 묶어 관광자원화 해도 역사에 관심이 적은 젊은층 여행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겠느냐는 고민이다.

다크투어리즘을 앞서 선보인 군산과 제주·서울은 유산이라는 테마에 여러 가지 콘텐츠와 스토리를 입혀 여행객을 유치하고 있다. 단순히 유산을 보여주고 교훈을 얻는 여행으로는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반증이다.

역사와 유적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보면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없고, 스토리와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에 치중하면 상업화라는 지적에 봉착할 수도 있다. 

역사에 대한 고증을 간과해서도 안되고, 관광자원화라는 목적을 져버려서도 안된다. 두 가지를 적절히 접목시킬 수 있는 묘안을 짜내야 한다. 코스만 만들게 아니라 콘텐츠와 자료를 수집·발굴하고 또 이를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설명해낼 수 있는 사람들이 책임감 있게 투어를 기획해야 한다.

뒤늦게나마 시도되는 거제 다크투어리즘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유·무형의 아픈 유산을 재정립하고 이를 가꾸고 다듬어서 하나의 테마로 엮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포인트다. 거제 전역에 흩어져 있는 유산들을 하나의 테마나 코스·권역별로 묶는 작업과 주변의 기존 관광지와 연계하는 방안 연구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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