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지난 6월25일은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70주년을 맞이하는 의미있는 날이었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6월 당시, 남한의 상황은 전쟁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은 국회의원 선거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비상근무를 이어왔기 때문에 전쟁 전날인 6월24일 많은 군장병들이 외박과 외출을 한 상태였습니다.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에 비해 아주 열악한 형편이었습니다. 당시 북한군의 병력은 19만8380명인데 비해 남한군은 10만5752명에 불과했습니다. 북한의 곡사포는 552문인데 비해 남한은 91문에 불과했고, 대전차포는 북한 550문·남한은 140문, 박격포는 북한 1782문·남한 960문, 장갑차는 북한 54대·남한은 27대, 전차는 북한 242대·남한은 한 대도 없었습니다. 

또 경비함은 북한 30척·남한은 28척, 보조함은 북한 80척·남한은 43척, 항공기는 북한 211대·남한은 22대에 불과했습니다. 한 마디로 남·북한 전력이 전혀 맞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현실속에서 한국전쟁이 터졌으니 물밀듯이 밀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쟁 발발 후 3일만에 북한군은 서울을 점령했고, 7월3일에는 한강을 넘어 파죽지세로 남진했습니다.  

6·25전쟁 사료에 따르면 3년 1개월 동안의 전쟁 피해상황은 한국군 사상자가 62만1479명·유엔군 사상자는 15만4881명이었다고 합니다. 민간인 사상자도 엄청나게 나왔는데 남한은 249만968명으로 보고됐고 북한은 약 150만명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왜 이같은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 됐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남북한 전쟁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붕당정치에 매몰돼 일본의 침략전쟁을 전혀 준비하지 못함으로 처참한 아픔과 고통을 긴 세월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좌·우익으로 나눠 정쟁만을 일삼다가 속절없이 당하게 된 꼴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일에 있어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고 주어진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고 치열한 싸움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누구도 시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24:42에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고 그랬고, 마가복음13:35에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집 주인이 언제 올는지 혹 저물 때일는지, 밤중일는지, 닭 울 때일는지, 새벽일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누가복음12:40에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하시니라"고 했습니다. 일이 일어나기 이전 미리 준비하는 사람, 문제가 발생할 줄 알고 사전에 대비하는 사람만이 다가올 불행과 비극을 차단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힘겨운 광야생활 40년을 마감하며 약속의 땅 가나안 입성을 눈앞에 두게 됐을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엄중하게 명령한 바 있습니다.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애굽에서 있었던 430년간의 눈물겨운 종살이와 위험한 광야생활 40년의 여정 속에서 들의 민족을 보호·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그 사랑과 그 은혜를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위기의 순간, 절망의 순간, 위험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고려·조선시대는 말할 필요는 없고, 근·현대사를 살펴봐도 가장 절망적 순간이 바로 일제치하와 6.25한국전쟁 동안이었을 것입니다. 일제치하 35년간과 한국전쟁 3년간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비극과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이 비극적 현실속에서 우리 민족의 아픔과 고통에 동참하고 함께 해준 UN 16개국과 16개국을 움직여준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하나님의 지키심과 보호하심을 우리 민족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늘 기억하며 내일을 준비하는 지혜로운 삶이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 6.25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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