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20여개 단체 참여해 거제시의회 앞서 기자회견

동물보호 단체 등이 거제씨월드의 벨루가를 타는 체험 프로그램을 동물학대라고 규정하며 시설 폐쇄와 보유 동물의 안전한 보호·방류 대책을 촉구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지욱철·박광호, 이하 환경운동연합)과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조약골) 등 시민단체는 지난 3일 오후 1시 거제시의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씨월드의 동물학대를 비난했다.

기자회견은 당초 시청 정문에서 계획했으나 집회 성격으로 본 거제시의 반대로 거제시의회 정문에서 열렸다.

환경운동연합은 “거제씨월드는 ’VIP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벨루가를 마치 서핑보드처럼 등에 타고 사진을 찍는 도구로 사용하며 혹사하는 관광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이며 생명 착취로 당장 시설을 폐쇄하고 방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수족관 안에서 고래류 번식과 추가 반입을 금지해 사육·전시를 종식시킬 계획을 수립하고, 거제시는 소극적·방어적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행정조치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벨루가는 수온과 먹이활동에 맞춰 이주하며 최대 수심 700m까지 잠수하는 습성이 있는데 거제씨월드의 수조는 수심 4∼6m로 크기·모양·깊이·소음 등 고래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5년 개장한 거제씨월드는 돌고래 9마리가 폐사해 ‘고래 무덤’이라는 오명과 함께 공연장 내 소음이 80데시벨로 소음진동관리법상 기준을 초과해 장기간 소음에 노출된 스트레스로 벨루가의 건강상 위험을 주장했다.

3일 오후 1시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핫핑크돌핀스등 전국에서 몰려든 시민·동물보호단체들이 거제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제씨월드의 동물학대를 비난하며 거제씨월드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또 벨루가 체험은 “관람객을 등에 태우는 것뿐만 아니라 입맞추기·먹이주기·만지기 등 하루에 몇차례씩 동원되는데 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며 “관람객이 벨루가와 같은 수조에 들어가 접촉함으로서 해양포유류가 보유한 결핵·렙토스피라증·브루셀라증 등 인수공통질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다. ‘키스 허그’ 프로그램은 벨루가를 만지기 싫어하는 어린이일 경우 촬영이 장시간 지체돼 벨루가는 불편한 동작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것은 오락을 위한 영리 목적이지 교육적 효과는 없다”라 강조했다.

집회에 참석한 타타르 브레들리 울산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돌고래 학대에 대한 기준을 한국정부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돌고래 같은 대형 해양포유류는 수조에 감금시켜서 키우는 것은 맞지 않다”며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거제씨월드는 “미국·러시아·싱가포르·캐나다·호주 등은 돌고래를 타는 체험이나 공연을 금지하지 않는다”며 “미국 등의 정부는 동물체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동물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며 반박했다.

또 “돌고래 타기는 컨디션을 고려해 5분 정도씩, 하루에 2번만 한다”며 “국내에 체험 가이드라인이 없어 미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체험하고 있고, 체험프로그램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흰돌고래인 벨루가는 세계자연보존연맹 적색목록에 관심 필요종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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