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발 섣부른 축포…거제경제 '악' 될수도
카타르발 섣부른 축포…거제경제 '악' 될수도
  • 백승태 기자
  • 승인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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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소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 내몰리는 상황에
과도한 기대감으로 특별고용 지원업종 제외 등 변수
삼성·대우조선 등 국내 조선3사의 카타르발 LNG선 100척의 건조 소식이 거제지역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되는 등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히려 거제경기에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사진 왼쪽)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삼성·대우조선 등 국내 조선3사의 카타르발 LNG선 100척의 건조 소식이 거제지역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되는 등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히려 거제경기에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LNG 연료추진 원유운반선(사진 왼쪽)과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선.

국내 조선3사가 LNG선 100척을 건조할 것이라는 카타르발 소식이 오히려 거제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아직 정식 수주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일감마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도 섣부른 축포를 터트려 조선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되는 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당장 정부는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원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면서도 대형 3사는 연장에서 제외키로 했다. 최근 23조원 규모의 카타르 LNG선 수주로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한 이유다. 올 연말 기간이 만료되는 고용위기지역 재지정도 힘들 수 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정작 삼성·대우 양대 조선소는 해양플랜트 일감 소진 등으로 연말을 전후해 8000명 가량의 노동자가 현장을 떠나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많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해양플랜트 일감이 없는 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카타르 LNG선의 경우도 정식 수주 계약이 아닌데다 당장 확보된 일감이 아니어서 고용효과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과도한 기대감으로 조선3사를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조선소 관계자는 아직 정식 수주계약이 체결되지도 않았는데도, 국내 언론들이 마치 천문학적인 수주로 조선업이 불황을 벗어난 것처럼 부풀려 보도하는 바람에 이에 편승한 정부도 대형 3사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하겠다는 오판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가 조선업 실태와 현장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광용 시장도 조선업 고용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촉구할 정도다. 이같은 우려를 고려해 정부 관계자를 최근 만나 정부와 거제시·양대 조선소·협력사가 함께 참여하는 상생 모델 구축을 건의한 상태다.

양대 조선과 거제시에 따르면 현재 두 회사가 건조중인 해양플랜트는 모두 3기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내 모든 공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인력 감축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고 고기능 노동자의 역외 유출도 우려되는 형편이다.

삼성·대우조선 비상경영체제 돌입…해양플랜트 일감 줄고 인력감축 예고

지난 6월초 국내 언론들은 삼성·대우·현대 조선3사가 카타르에서 LNG선 100척을 수주했다고 앞 다퉈 보도했다.

지역 언론은 물론 방송과 수도권 언론들도 '한국 조선업, 카타르 LNG선 24조 잭팟' '韓 조선업, 카타르서 LNG선 100척 수주 일냈다' '韓 조선업 순풍, 카타르 100척 수주 잭팟' '16년만에 또 싹쓸이…카타르발 순풍 맞은 조선업' 등의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수주 소식을 알렸다. 마치 당장 100척의 LNG선을 수주해 조선업 불황의 늪을 벗어났다고 유난을 떨었다.

그런데 결과는 일감 절벽과 특별고용지원업종 제외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대우 양대조선소는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협력사도 일감 절벽으로 아우성이다. 구조조정은 인구유출과 함께 도심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돼 거제시가 바짝 긴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급격한 고용감소가 발생되는 업종에 대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정하는 제도로 고용유지지원금과 무급휴직 근로자 지원금·직업훈련·고용산재보험 납부유예 등의 혜택을 주며, 정부가 각 지자체에 교부하는 교부세 규모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코로나19로 조선업보다 훨씬 어려움을 겪는 업종이 많다. 이로 인해 올해 연말까지 거제시에 연장돼 있는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 더 어려운데…고용위기지역 재지정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카타르발 수주 소식은 코로나19로 또다시 시름하고 있던 조선업에 단비가 되는 호재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내용을 들여다보면 축포를 터트리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분명 경쟁국보다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계약은 대규모 선박을 발주 하기 전 하나의 절차로 배를 건조할 도크를 확보하는 슬롯계약에 지나지 않고, 이마저도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걸림돌과 변수가 있다는 것.

실제 2004년에도 카타르와 90척의 슬롯계약을 맺었지만 건조계약으로 진행된 선박은 53척에 그쳤다. 더욱이 이번 카타르와의 슬롯 확보 계약은 계약금도 걸려 있지 않은 부담 없는 계약이다.

또한 수주로 이어진다 하더라도 조선 3사가 4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발주될 예정인 만큼 회사당 1년에 수주할 일감은 19억불 정도에 불과하다.

양대 조선소의 1년 수주 목표가 70~80억불인 것을 감안하면 일감 일부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업계는 일감부족 등 향후 2년간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함께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한결같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양대 조선소는 지난 2016년 호황기 매출액 15조원 수준에서 7~8조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정부에 자구책을 제출한 만큼 그동안의 구조조정과 도심공동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거제시도 이런 사실을 간파하고 물밑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市, 고통분담 노사정 상생 거제형 모델 제시

정부는 특별고용위기지역 제외라는 찬물을 끼얹기보다, 정부도 거제시와 업계의 자구노력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조선업황을 가늠할 수 있는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일오일이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 해양플랜트 발주마저 호락호락하지 않다. 통상 해양플랜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유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안정적인 일감 확보는 요원하다. LNG선 발주에도 해양플랜트·상선 수주가 끊기면서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일감절벽이 가시화돼 비상이 걸렸다.

지난 17일 변광용 거제시장은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올해 하반기부터 양대 조선소 일감 부족으로 협력사를 중심으로 대폭적인 일자리 이탈이 예고된다"며 "적극적인 고용 유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변 시장은 이 자리에서 숙련공의 고용유지로 조선분야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한다면 향후 물량 확보를 하더라도 기술적인 문제로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거제시·양대 조선소·협력사가 함께하는 상생의 모델을 구축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고용 유지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시는 29일 조선협력업체 대표들과 고용유지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행정기관과 사업주·노동자 간 공감대를 조성해 고용위기에 선제적인 공동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런 움직임이 제대로 고용을 유지하면서 일감 절벽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결과를 예단키 어려워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의 대규모 수주 성공 자축의 이면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제외 등으로 또다른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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