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6.25전쟁이 일어난 후의 시골 모습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후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 초가집을 이어 놓았다. 

집 주변에는 농토가 있다. 돌담장 집과 물이 흐르는 논가의 작은 웅덩이에서 한 여인이 돌판 위에 빨래를 올려놓고 빨래방망이로 두들기며 빨래를 하고 있다. 

그 뒤에 한복차림의 중년 노인이 중절모를 쓰고 있고, 주변에는 단발머리 어린아이들과 아기를 업고 있는 여인이 빨래하는 광경을 보고 있다. 이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던지 미군 경비병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볼 때는 이상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포근히 내려 쬐이는 길가에 모여 있는 아이들의 표정은 밝다. 이때는 삼시세끼 밥을 먹을 수 있고, 잠 잘 수 있는 작은 방과 한복이 긴요했다.빨래할 때 비누가 없어서 볏짚을 태워 재를 물에 녹여 비누 대신으로 사용했다. 

전쟁이 나고 나서 미군 군용품이 들어오면서 비누가 있었고, 화장품도 있게 됐다. 그때는 옷은 목화를 심어 실을 뽑아 물레를 통해 실을 만들고, 그 실로 옷감을 짜서 바느질을 해 옷을 만들어 입었다. 

옷을 빨래해 양지쪽에서 잘 말려 다리미로 다려 입었다. 찢어진 곳은 기워 입었다. 이때는 물감도 귀해서 검정색이 대부분이다. 
빨간색 저고리에 어린이를 업고 있는 이 여인은 그 당시 살림살이가 넉넉한 편인 잘사는 집이었다. 

학교 다녀와서 동생을 업고 있는 아이들도 있고, 집안일을 거들어 주는 아이들도 있다. 뒤쪽에 여학생은 단발머리에 흰저고리 검정치마를 입고 아이를 업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포근한 햇살아래에 나와 빨래하는 광경을 보면서 하루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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