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예산 확보에도 행정타운 부지공사 늦어져 방향 선회
이전 부지 자체확보 후 실시설계 돌입 계획

거제시가 조성중인 행정타운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거제경찰서는 대체 부지를 확보해 이전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사진은 현재 거제경찰서 모습으로 청사 뒤로 행정타운 공사가 진행되다 멈춰있는 송정고개(원내)가 보인다.
거제시가 조성중인 행정타운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거제경찰서는 대체 부지를 확보해 이전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사진은 현재 거제경찰서 모습으로 청사 뒤로 행정타운 공사가 진행되다 멈춰있는 송정고개(원내)가 보인다.

거제시가 연초면 송정고개에 조성중인 행정타운 계획에서 거제경찰서는 빠질 것으로 보인다.

협소하고 노후화된 현 거제경찰서를 하루빨리 신축·이전해야 하지만 행정타운 조성을 위한 터닦기공사가 지연돼 더는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거제경찰서는 행정타운 입주를 백지화하고 자체적으로 부지를 확보해 청사를 신축하기로 하고 거제시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거제경찰서는 지난해 청사 신축공사 213억2200만원을 확보하고 청사 이전을 추진해왔다. 기본조사 및 설계비 예산도 정부 올해 예산으로 6억4800만원을 확보한 상태며,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다.

올해 초 부임한 황철환 거제경찰서장은 질 높은 치안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후화된 청사 이전·신축을 최우선 현안으로 삼으며 새로운 청사 마련에 의욕을 보였다. 또 이미 확보한 신축공사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기 때문에 언제가 될지 모르는 행정타운 터닦기 공사를 바라만보고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사업기간 동안 예산을 쓰지 못하면 정부에 반납해야 하는 상황도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거제경찰서는 2016년부터 거제시가 조성하고 있는 행정타운으로 청사를 이전할 계획을 세웠지만 행정타운 조성 공사가 기약 없이 늦어지자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이전 부지를 자체 확보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경찰서는 현 부지에 청사를 신축하는 안과 행정타운이 아닌 제3의 장소에 대체 부지를 확보하는 안을 놓고 고민한 끝에 대체 부지를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결정했다.

현 청사 부지는 새로운 청사를 짓기에 협소할 뿐 아니라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용할 청사를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대체 부지 후보지로는 옥포동 조각공원 일원이 검토되기도 했으나 시민을 위한 공원에 청사가 들어서는 것은 맞지 않다는 입장에 부딪쳐 포기한 상태다.

행정타운 터닦기공사는 당초 2019년 9월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첫 번째 사업자가 사업을 진척시키지 못해 포기했고, 올해 두 번째 사업자가 선정됐다.

시에 따르면 터닦기공사를 3~4년 안에 끝내더라도 도로와 전기·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마무리하려면 5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지를 다 만들어도 경찰서가 설계에 들어가 공사를 끝내려면 4년이 걸린다. 따라서 거제경찰서가 행정타운에 들어가는데는 최단기간 9년 정도 걸리는 셈이다.

거제경찰서는 지난달 28일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행정타운 부지 정지공사' 관련 간담회에서 행정타운 입주 포기와 새로운 부지물색 의사를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정창엽 경무과장은 "행정타운에 거제경찰서가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예산이 확보된 만큼 대체부지 물색에 시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현 청사는 안전도 C급의 노후건물로 건물 유지보수에만 1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실정"이라며 "민원 수요나 열악한 업무 환경을 고려할 때 행정타운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거제경찰서의 입장은 이해되지만 안타깝다"면서도 "경찰서 외에도 소방서와 교육청·선관위·세무서 등 행정관청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도 이전의사를 타진하면서 조기에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2016년 9월에 착공한 행정타운 조성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거제시 옥포동 산 177-3번지 주변 산을 깎아 조성한 9만6994㎡의 부지에 경찰서·소방서 등 주요 관공서를 모아 행정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민간사업자는 부지 조성 과정에서 나오는 골재를 팔아 공사비를 충당하고 이익금도 가져간다는 것이 이 사업의 기본 구상이었지만 건설경기침체로 수익모델에 구멍이 생기면서 지난해 10월부터 12% 공정에서 공사가 멈췄고, 올해 새 사업자가 선정돼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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