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4년 부처님 오신 날-내 마음 정화수가 될 절을 찾아3】 수양동 금강사

거제시 수양동 금강사 모습.
거제시 수양동 금강사 모습.

수월중학교를 지나 수양마을 방면으로 달리다 왼쪽으로 꺾어들면 올망졸망한 주택과 지역아동센터 건물을 앞세워 멀리 금강사(주지 성원스님)가 나타난다.

수월동 옥녀봉 산자락을 타고 앉은 금강사는 알록달록 매달린 연등만 없다면 잘 지은 2층 양옥집을 닮았다. 일주문도 없고 붉은 나무대들보·외벽에 그려진 화려한 탱화·날렵하게 뻗은 기와와 처마·풍경·종각도 없다. 다만 온갖 화려한 봄꽃들이 절집을 감싸 꽃향기가 은은하다. 절 입구 작은 연못 옆에 관세음보살전을 따로 모셨다.

2001년 2월 건립된 금강사는 2003년 9월에 이곳으로 이전해 4000여평에 자리를 잡았고, 2017년 4월 현대식 2층 건물로 낙성됐다. 1층은 사무실과 불교대학 강의실·상담실이 있고 2층은 법당이다. 절에선 처음 보는 엘리베이터가 신기하다. 엘리베이터 문과 마주한 벽면TV에서 금강사 역사와 봉사단·여러 사업들이 사진과 함께 방영돼 묻지 않아도 금강사를 다 둘러본 것 같다. 1·2층 전면은 유리창이 차지했는데 2층에서 내다보이는 수월들판이 기막히도록 아름답다. '나를 찾아가는 열린 도량·행복한 절'이란 금강사 이정표가 딱 들어맞는다.

금강사 성원 주지스님
금강사 성원 주지스님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 여러나라 음식 경연과 버섯탕수육을 비롯한 60여가지 금강사 사찰음식 전시회가 열렸었다. 그 유명한 음식맛이 어디서 나나 했더니 식당 위에 있는 삼성각 담장밑에 옹기종기 있는 100여개의 장독대에서 나온 것 같다.

마침 찾아간 날이 김치 담그는 날이다. 열무·총각김치가 고무대야마다 가득한데 보살이 집어주는 김치 맛이 환상적이다.

초대도 안했는데 수십마리 꿀벌들이 삼성각 지붕에 집을 짓고 붕붕거리며 반긴다. 아마 절이 저절로 부자가 될 것이라는 음식보살의 말에 웃음이 절로 났다.

성원 주지스님은 "코로나가 초파일 문화도 바꿨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비빔밥을 준비하던 것을 올해 처음으로 도시락으로 바꿨다. '몸통 한부분에 병이 나 놀라며 마음까지 병이 들게 된 자는 어리석다. 커다란 몸통 일부가 병이 났지만 마음 또한 병나지 않게 챙겨야 한다'는 부처님 말씀처럼 지금은 마음챙김 훈련이 가장 필요한 시기다"라며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오지 않은 미래를 붙잡고 두려워하며 걱정할 필요 없다. 호흡명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현재 삶의 모습인데 여기에 집중하면 코로나우울증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법했다.        

금강사는 2005년 3월 거제에서는 처음으로 불교대학을 개강해 현재 16기를 진행하고 있고 1000여명이 졸업해 대부분 사회봉사활동을 활발히 한다.     

홀로 지내며 제때 식사를 챙겨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매주 화·목·일요일은 경로급식과 도시락 배달 사업도 한다. 매월 둘째주 토요일은 청소년 나누리봉사단을 운영한다. 또 금강사 산하 (사)함께하는 우리마음을 운영해 매주 화요일 다문화 아카데미가 열린다. 지난 3월 네일아트 자격시험에 여러명이 합격하기도 했다. 낯선 한국문화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가정 여성들도 돌본다.

어르신 180여명에게 어르신일자리 나눔 시니어클럽과 매년 108인 소장품 판매·나눔데이를 가지는 후원행사도 한다. 1983년 출가한 성원스님은 유아교육을 전공해 15년여간 의정부·거제에서 유치원 원장을 지내서인지 금강사·일운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해 중국어 등 여러가지를 가르치고 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법당을 찾는 신도들이 많아 24시간 법당문을 잠그지 않는다는 금강사는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갖는다.

거제시 수양동 금강사 불당 모습.
거제시 수양동 금강사 불당 모습.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