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덕망이 높고 지혜로운 스승으로 소문이 자자한 현자에게 많은 제자들이 몰려들게 됐는데 그 가운데 주변 사람들로부터 평판이 좋지 못한 청년도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을 매일 일으키면서 젊음을 허비했는데 어느 날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뉘우치고 사람들에게 사과하며 잘못을 빌었지만 사람들은 청년을 향해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청년은 고민과 번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고 무거운 마음을 간직한 채 힘겨운 삶을 이어가다 덕망 높고 지혜로운 스승을 찾아가서 자신의 삶에 있어서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확인 했습니다. 청년의 번민을 조용히 경청하고 있던 스승은 옆에 있는 바구니를 가리키며 바구니에 커다란 돌덩이를 가득 담아 오라고 했습니다. 청년은 밖으로 나와 주변에 있는 큰 돌덩이 세 개를 바구니에 담아 들고 힘들게 스승에게 갔습니다. 하지만 스승은 바구니에 담아온 돌들을 원래 있던 자리에 다시 갖다 놓으라고 했습니다.

바구니의 돌들을 원래 있던 자리에 갔다 놓고 빈바구니를 갖고 돌아온 청년에게 스승은 다시 바구니에 작은 돌멩이들을 가득 채워 오라고 했습니다. 청년은 다시 밖으로 나와 주먹만한 돌멩이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돌멩이를 바구니에 가득 채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힘들게 돌멩이를 모았습니다.

수십 개의 돌멩이를 가득 모은 바구니는 조금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습니다. 무거운 바구니를 들고 스승께 갔더니 그는 내려놓기도 전에 다시 돌멩이들을 원래 있었던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청년은 수십 개의 돌멩이를 이곳저곳에서 주워 모았기에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청년은 작은 돌들이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 그 자리를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했더니 그때 스승은 청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의 실수와 잘못이란 이 돌과 같은 것이란다. 큰 잘못과 실수는 우리가 쉽게 기억할 수 있지만 작은 잘못과 실수는 기억하지 못하는 법이지. 하지만 작은 실수와 잘못이라고 해서 그 무게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란다. 오히려 작은 실수와 잘못이 쌓이고 쌓였을 때 큰 실수와 잘못 보다 훨씬 더 무거워지는 법이지. 그러니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을 범했을 때 그 실수와 잘못을 잊기 전에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고쳐야 하는 법이지."

인간은 너나 할 것 없이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을 하며 사는 존재입니다. 실수와 잘못이 전혀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와 잘못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응답하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스라엘 제2대 왕 다윗도 크고 작은 실수를 범한 사람입니다. 다윗왕은 자신의 충성스러운 신하요, 용맹스러운 장수인 '우리아'의 아내를 자신의 왕궁으로 은밀하게 불러 범해서는 안될 죄악을 범했습니다. 이후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새 생명을 잉태하자 자신의 죄악이 노출될 것을 염려해 충성스러운 신하 우리아를 전쟁터로 보내 전사하게 함으로써 무서운 죄악을 범했습니다.

이런 범죄자 다윗이 하나님의 사람 선지자 나단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이실직고하며 통회 자복하는 변화된 모습, 완전히 돌아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였기에 그는 이스라엘 역사속에서 자랑스러운 성군이 될 수 있었고 온 백성들로부터 칭송과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대표해 오랜 세월동안 봉사해 온 윤미향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매스컴을 타고 있습니다. 처음의 숭고한 박애정신과 아름다운 섬김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선행의 가면속에서 내뿜는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것을 국민들이 목격하며 각종 NGO단체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과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잘못됐는지 본인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정작 자신의 크고 작은 실수와 잘못은 분명히 직시하지 못한 채 허울 좋은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자기 의를 들어내는 것 같은 모습을 봅니다. 아무리 하찮은 잘못과 실수라 할지라도 그것이 하나하나 쌓이고 쌓이게 되면 큰 상처와 아픔을 주고 엄청난 폐해를 가지고 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취해야 할 중요한 삶의 자세는 자신의 실수와 잘못에 대해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진솔한 자기고백과 함께 마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과 당사자들에게 눈물 뿌리며 용서를 구하고 그 길에서 완전히 돌아서는 것만이 새롭게 살 수 있는 길이요, 행복의 비둘기와 함께 다시 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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