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상문·해성고 첫 등교현장 동행취재

# 이영진(해성고) = “친구들 만나서 좋고 설레기는 한데, 개학하는 것이 걱정돼요. 만약 코로나에 걸리면 입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요. 또 그동안 온라인 수업도 듣고 복잡한 과제도 해야 해서 시간 운영 상 재수생에 비해 불리하지 않나. 혼란스러워요.”
# 최성준(산업고) = “다른 날과 다르지 않고 평범하다. 방학 동안 지루하지 않았어요. 집에서 그림 작업을 많이 했어요.” -
#전유진(19·상문고) = “친구들 얼굴 볼 수 있어 좋고, 집에 계속 있어 답답했어요.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들었는데 PC나 스마트폰으로 듣다 보니 다른 사이트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선생님과 얼굴 마주보고 하는 수업이 더 좋습니다.”

코로나19로 다섯 차례나 개학이 미뤄져 굳게 닫혔던 교문이 고등학교 3학년 등교를 시작으로 다시 열렸다.

이에 본지는 20일 아침 7시50분께 첫 등교현장을 직접 찾아 고3 학생들의 등교현장을 취재했으며, 이후 지역 상문고와 해성고를 각각 방문해 학생들과 학교현황을 스케치 했다.

한편 이날 거제지역 10개 고등학교의 총 2448명의 고3학생 중 2425명이 등교해 출석율은 99.06%로 나타났다. 이중 코로나19 예방 차원 16명, 교외 체험학습 2명, 그 외 경조사 3명은 모두 출석으로 인정받았다. 그 외 23명은 코로나와 무관한 결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오전 거제 상문고 3학년 학생들이 교사들의 환영을 받으며 올해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일 오전 거제 상문고 3학년 학생들이 교사들의 환영을 받으며 올해 첫 등교를 하고 있다.

상문고, '등교의식' 거쳐 학교 도착

20일 오전 8시 거제시 상문동 더샵블루시티아파트 앞. 고3 학생들과의 첫 만남은 상동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학교 버스가 서는 승강장이었다. 학교 버스를 기다리며 승강장에 모여있는 학생들은 오랜 ‘집콕’에서 벗어나 맞는 개학임에 무덤덤한 표정이기도 하고 조금은 설레고 긴장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상문고등학교(교장 최달수) 버스가 아파트 승강장에 도착하자 도우미 교사로부터 발열 체크를 마친 학생들이 줄지어 버스에 올랐다. 6대의 학교버스가 교문에 들어서자 교직원들이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을 맞았다.

일부 학생들은 발열 체크 등의 절차로 버스 도착시간이 늦어지니 버스가 지나가 버린 줄 알고 택시를 탔다는 연락도 온다. 교사는 택시비 영수증을 제시하면 학생들에게 택시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향해 반가움에 함박웃음으로 맞이한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서로 떨어져서 걸으라”고 연발했다. 버스기사를 향해서는 “다른 차량과 같이 들어올 때는 시간차를 두고 하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학교 현관에서 김문경 보건교사가 발열체크기를 들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쓰지않고 현관을 들어서는 2~3명의 학생들을 멈춰 새워 “내일부터는 마스크 착용 안 하면 등교할 수 없다”고 주의를 주며 비치된 마스크를 건넸다.

이후 열화상 카메라에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보건교사가 진입하던 학생을 정지시킨 후 다시 열을 재고 고기능성(KF) 마스크를 갈아 착용시켰다. 그러고는 별도 준비된 ‘일시적 관찰실’에서 10여 분 지나 다시 열 체크를 했다. 그 학생은 다행히 정상으로 나왔다.

각 학급 교실은 ‘거리두기’를 위해 시험 때의 자리 배치처럼 책걸상이 일렬로 줄지어져 있다.  칠판 위에는 ‘배려의 거리·씻고·가리고’라는 문구를 붙여 학생들에게 전염병의 경각심을 깨우고 있다.

교실입실이 끝나자 1교시는 교실 칠판에 비치는 영상시청이다. 최달수 상문고 교장이 화면에 등장해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반갑지만 걱정도 됩니다. 코로나19는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니 조심해야 합니다. 다가올 수능을 생각하면 걱정 되지만 오늘부터라도 노력하면 늦지않습니다”라고 학생들을 격려 한다.

이어 화면에 나온 김문경 보건교사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신체접촉·장난은 절대 안 된다. 식사시간 대화는 금지해야 한다” 등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꼼꼼히 설명한다. 달라진 학교의 개학 풍경에 어색해 보이는 학생들은 미동도 없이 묵묵히 듣고 있으며 마스크로 인해 표정을 알 수 없다.

20일 해성고 3학년 학생들이 유리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지그재그로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일 해성고 3학년 학생들이 유리 칸막이가 설치된 급식실에서 지그재그로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해성고, 대화 금지된 묵묵한 점심시간

20일 낮 12시30분. 해성고등학교(교장 권오섭)는 방학 동안 급식실을 신설 이전하면서 테이블마다 투명 칸막이를 설치했다. 새 급식실이라 통행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바닥에 이동 표시도 됐다.

필름형 마스크를 착용한 교사들은 급식실 이동하는 학생들에게 “잡담 금지, 떨어져서 줄을 서라”고 연신 말하며 눈을 떼지 못한다. 필름형 마스크는 비말 전염이 우려돼 학교측에서 학생안전을 위해 준비했다.

이후 학생들은 차례대로 식판을 받고 한 칸씩 띄어 앉아 조용히 식사했다.

주이솔 학생은 “학교에 와서 점심시간까지 수시로 열 체크를 하니 불편하다. 수업 때도 선생님이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숨쉬기도 힘들어 보였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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