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
가족이라는 이름
  • 윤일광 칼럼위원
  • 승인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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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그 말 속에는 따뜻함과 정이 배여 있다. 어렵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 도와줄 것 같고, 모든 허물도 용서받고 감싸줄 것 같다. 명절이 되면 지옥과도 같은 도로의 막힘도 불사하고 고향을 찾는 것도 가족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이 노래 가사는 미국의 극작가 존 하워드 페인이 썼다. 미국 남북전쟁 중에는 이 노래가 금지곡이었다. 군인들이 이 노래를 듣고 가족이 그리워 탈영할지도 모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런 예는 기원전 202년 초한(楚漢)의 해하(垓下)전쟁에서도 있었다. 초의 군대가 한의 군대에 의해 포위됐다. 그날 밤 한나라 병사들이 초나라의 노래를 사방에서 불렀다. 그렇잖아도 전쟁에 지친 초나라 병사들은 고향 가족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초나라 병사들은 가족이 그리워 탈영하기 시작했다. 한나라 군대는 그들이 가는 길을 일부러 막지 않았다. 얼마가지 않아 다 떠났고 역발산의 기개를 자랑하던 항우도 오강 기슭에서 자살하고 만다. 이를 사면초가(四面楚歌)라 한다.

식물들도 치열한 생존경쟁을 한다. 관련 없는 식물들끼리 심으면 서로 살아남기 위해 뿌리를 더 깊이 내리고 잎도 가능한 햇빛을 향해 서로 경쟁하듯 내민다. 그런데 같은 친족끼리 심었을 때는 서로 배려하여 무작정 수직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고, 서로 햇빛을 가리지 않도록 잎이 어긋나게 자란다. 그런 탓으로 친족 재배지에서는 해바라기유(油) 생산량이 무려 47% 증가했다고 한다. 농업 생산성을 높일 새로운 방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식물도 그러한데 영장류라는 인간 중에는 식물보다도 못한 존재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있음이 부끄럽다. 서울에서는 자신의 어머니(70)와 아들(12)을 살해한 뒤 시신을 자기 집 장롱 안에 비닐로 둘둘 말아 숨겼던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그것도 어버이날 있었던 일이라 씁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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