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주춤하고 제철 맞은 물건들이 재래시장에 넘쳐나지만 정작 젊은층은 재래시장 이용을 기피하고 있다.

카드·현금영수증 안되고 가격표도 없으니 괜히 물어봤다가 덜컥 봉지에 담아 건네주는 난감함에 손사래 치는 일 등 다양한 불편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A씨는 사과 한바구니 가격을 묻고 생각보다 비싸 발걸음을 돌렸는데 '사지도 않으면서 왜 물어보느냐'는 짜증을 듣고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B씨는 채소를 사면서 카드를 내밀었다. 카드는 안되고 현금으로만 달라고 해 가진돈을 털어 물건값을 치뤘다.

C씨는 5000원치 조개를 사서 봉지에 담아주는 대로 집에 가져왔지만 깨지고 모래·고동도 섞여있고 심지어 상한 냄새까지 났다. 교환을 해달라고 했지만 하자 없는 물건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는 식으로 소리를 질렀다.

재래시장하면 믿을 수 있고 덤이 오가는 곳이란 생각을 깡그리 접게 만들뿐만 아니라 다시는 찾고 싶지 않았다.

넓은 주차장·깨끗한 매장·원산지 및 가격표시·카드결제는 물론  집을 배송까지 해주는 마트는 젊은층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요즘 재래시장은 넓은 공영주차타워와 지붕아케이드 공사로 햇볕과 비·바람도 피할 수 있어 장터 구경만 해도 절로 신바람이 난다. 똑같은 규격과 깨끗한 수조, 원산지표시, 싱싱한 생선들, 신선한 과일·야채와 식용을 자극하는 튀김·반찬 등 지갑을 열고 싶어진다.

물건값을 깎는 맛에, 덤을 받는 맛에 시장을 찾는다고 하지만 가격표가 붙여진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무작정 사라고 할까봐 선뜻 물건값을 물어보지도 못한다. 또 카드만 들고 왔는데 현금만 된다는 소리에 난감해하기도 한다.  

시장 상인들도 이것저것 물어만 보고 사지 않을 때는 속상하다. 그날그날 시세가 바뀌는데 가격표 게시가 힘들뿐만 아니라 좁은 진열대에 원산지 게시와 가격표 게시까지 하면 매대가 복잡해진다. 점주가 대부분 영세하거나 노점상이어서 사업자등록이 안돼 카드결제 또한 힘들기 마찬가지다.

노점 형태의 고현시장 주차장장터의 경우 카드결제가 가능한 곳은 56여개 상점 중 5∼6개에 불과하다. 옥포국제시장는 50%, 옥포중앙시장은 90% 이상이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재래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손님에게 친절하지 않고 욕설을 하거나 싸울시 1∼2차 경고장이 부여되고 3차 발부시 총회를 열어 점주 70%이상 찬성하면 탈회처리 회칙 조항을 두어 시장 친절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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