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프지 않아 - 이경혜·구경미·김도연·권정현·이병승 作

강주아(중앙중 3학년)
강주아(중앙중 3학년)

'난 아프지 않아'라는 책에 들어있는 '열하일기'라는 제목만 봤을 때 옛날 조선시대의 실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그렇기에 책을 읽게된 것도 그 열하일기의 내용이 궁금해서였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소설을 맛보기처럼 알려주는 도입 문장은 마치 나에게 자신의 슬프고 어두운 이야기를 직접 풀어놓는 것 같았다.

제일 앞에 적혀있는 '남한사람'이라는 말에 주인공이 북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남한까지 건너왔는지, 왜 오게 됐는지가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고 신기해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그들에게 악몽을 되살리는 행동이며, 그때의 고통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모른다. 나는 아직 그런 적이 없지만 그런 사람들을 그냥 보고만 지나간 게 마음에 걸린다.

선생님께서 인생에 있어 가장 오래된 기억을 글로 적어보라고 했을 때 나는 가족들과 같이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사소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게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 가장 오래된 기억이라 할 것이다. 물론 다른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 속의 선생님께서도 주인공인 열하를 포함한 친구들에게 하는 똑같은 물음에 열하는 자신의 오래 전 이야기를 꺼냈다. 다섯살 정도의 너무 어린나이에 어머니의 목을 꽉 붙잡고 늦은 밤 압록강을 건넌 이야기를 꺼냈다. 그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목을 꽉 붙잡고 두만강을 건넜을 때 무척이나 무서웠지만 열하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라는 말을 했고 남한으로 건너가다가 아버지를 잃게 되고 어머니가 재혼을 한다했을 때도 열하는 부모님을 이해하려 했다. 그러고 보면 열하는 부모님을 굉장히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이인거 같다.

나는 남한에서 사는 걸 선택하지도,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여기서 살고 있다. 하지만 열하는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노력해 남한에 살아야 한다는 게 마음 아프다. 열하가 "저는 그냥 남한의 또래들처럼 살고 싶어요"라는  소망은 나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소망이다. 우리에겐 아주 작은 소망이 많은 북한아이 들이나 탈북자 자녀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소망인 것 같아 안타까웠다.

열하가 선생님에게 마지막으로 꿈 이야기를 해줬다. 열하의 가족 모두가 강을 건너고 있었는데 습격을 당해 결국 열하를 제외한 모두가 죽음을 맞는 꿈이었다. 그 꿈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열하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괴로웠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사실 처음엔 탈북이야기를 말하는 고통을 공감하지는 못하였지만 지금은 이 이야기로 인해 그 사람들의 힘듦을 알 것만 같다.

나는 통일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말투나 문화적인 면에서도 힘들고,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면에서도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통일을 한다면 이산가족들이 상봉을 하여 가족들이 함께 지내게 될 수 있고, 더이상 전쟁에 대해 무서워 할 필요가 없으며 열하처럼 목숨을 무릅쓰고 남한으로 건너 올 일도 없으니 좋기에 이제는 통일을 하는 것에 찬성하는 편이다. 통일을 했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달라진 사회에 대해 적응하기 힘들 것이니, 북한과 남한이 서로를 인정해주고 이해해줬을 때에 통일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 책도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우리가 조금 더 탈북자나 북한을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서로가 다치지 않는 통일이 돼 더이상 열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없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