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방역센터 이병섭 실무원

국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도 걷잡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우려가 깊다. 이에 거제시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거제시보건소 방역센터 이병섭 실무원을 만났다.
국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도 걷잡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우려가 깊다. 이에 거제시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거제시보건소 방역센터 이병섭 실무원을 만났다.

 연일 터지던 국내 코로나19 확산 뉴스가 세계적으로도 걷잡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가득 차 우려가 깊다. 이에 거제시의 방역을 최일선에서 챙기고 있는 거제시보건소 방역센터 이병섭 실무원을 만났다.

그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하절기를 대비한 유충 조사·월동모기 방지·유충구제 등의 해충방역 위주로 업무를 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거제시는 급히 방역소독원들을 충원했으며 현재 방역소독원 19명이 면·동으로 나눠 활동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매일 같이 방역현장에서 같이 뛴다는 그는 격무 때문인지 목이 컬컬하게 쉰 상태였다.

거제시에서도 최근까지 확진자가 수차례 발생했는데 주로 밤에 발표가 나니 방역실무 총괄을 맡고 있는 그가 바로 달려간 적이 많다. 확진자 거주지에서 급히 연락을 해와 '엘리베이터까지 정지시켜 놨으니 바로 와 달라'고 불안해하며 시급을 다투기 때문이다. "위험한 현장에는 제가 직접 가서 챙겨야죠"라고 말하는 얼굴에서 강한 책임감이 보인다.

방역센터는 확진자 관련 방역과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터미널 등의 방역도 하고 있다.
방역센터는 확진자 관련 방역과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터미널 등의 방역도 하고 있다.

 시 방역센터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관련 방역은 물론 거제시 일대 공공기관·다중이용시설·터미널·재래시장·공동주택·복지시설 등지의 방역도 하고 있다. 그는 "전국적인 코로나19 방역 수요 폭주로 살균소독제 품귀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는 그동안 약품회사와 꾸준한 신뢰 관계를 쌓고 탄력적인 주문 발주로 안정적으로 약품 공급을 받는다"며 흐뭇해했다.

또 최근 방송 매체에서 자주 보여주는 방역장면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코로나 방역약품은 살균제다. 도로에 대량 살포하면 위험할 수 있다. 결국 시민건강을 해칠 수 있는데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흥건히 고일 정도로 이중 삼중으로 약을 뿌리는 장면을 보여준다"고 꼬집으며 "방역을 안 해서 환자가 나오는 게 아니다. 방역 활동으로 살균위생도 하지만 시민에게 안도감을 주고 심적 위안을 준다는 면도 무시할 수 없다"며 방역 전문가의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방역 업무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며 "업무 전문성을 위해 매년 질병관리본부의 교육을 듣고 수시로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아보거나 방역협회, 제약회사 등을 통해 성분·효능·장비 등에 대한 공부도 한다"고 말했다. 방역장비 수리에도 일가견이 있어 거제시 일대의 농장이나 마을에서 방역 소독기가 고장이 나면 그에게 죄다 가져다 준다.

그는 담당하는 방역 실무원들의 업무효율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안그래도 더운 여름에 방역작업을 해 땀을 뻘뻘 흘리는데 방역기기가 무거우면 더 힘들다"며 "휴대가 좋으면 효과가 좋고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현장경험이 많은 실무자를 만난 소독원들도 그에게 고마워하며 단합이 잘돼 이직률이 거의 없다.
현장경험이 많은 실무자를 만난 소독원들도 그에게 고마워하며 단합이 잘돼 이직률이 거의 없다.

 이번 거제시 1900여개소의 방역량을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선택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현장경험이 많은 실무자를 만난 소독원들도 그를 고마워하고 단합이 잘돼 이직률이 거의 없다.

그는 "경상남도에서는 방역에 대해 나보다 더 아는 사람 없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전국 최고의 방역이 거제시에서 이뤄진다"며 "일부 타 도시의 경우 소독약제로 기름을 사용하다 보니 불완전하게 연소되면서 연기도 발생시키고 식물이 말라 죽기도 한다. 거제시는 물과 소독약제·글리세린을 사용해 친환경적이다"고 말하는 얼굴에서 자긍심이 묻어났다.

거제시에서 확진자가 속속 나올 때는 민원전화가 폭주해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였다며 90%가 호통이나 꾸지람이고 10%가 '고생한다'고 하더라며 회상했다.

경남 함안 태생으로 2011년도에 시 방역센터에 공채됐다. 이전에는 피아노를 전공해 아이들을 가르쳤고, 지금은 해체된 시청 브라비합창단 지휘도 했었다. 그는 "도전을 즐기며 늘 긍적적으로 산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물질적으로 가진 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임한 자리, 임한 직책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진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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