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예전 가수 김용만씨가 불렀던 '회전의자'라는 가요가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 임자 없어 비워둔 의자는 없더라 사랑도 젊음도 마음까지도 가는 길이 험하다고 밟아 버렸다 아- 억울하면 출세하라 출세를 하라.' 이 노래는 1960년 대 '회전의자'가 대중화되기 전에 발표된 노래로, 당시 '회전의자'는 '성공과 출세'를 대변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모든 가정의 자녀들 공부방이나 책상 앞에 회전의자가 놓여 있지만 이 노래가 유행하던 50∼60년 전에는 회전의자는 힘과 성공의 상징물이었습니다. 이 노래말을 보면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라고 돼 있습니다. 가사속에서 '앉으면 주인인데' 하는 말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시대에서 각 사무실의 의자를 살펴보면 주인이 없는 의자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원래 우리 조상들은 의자와 거리가 멀었습니다. 조상들 대부분은 입식생활(立式生活)을 하기보다 좌식생활(坐式生活)을 했습니다. 그래서 손님이 방문하게 될 경우 방석을 내오는 것이 기본 예의였습니다. 손님도 주인이 방석에 앉으라고 권할 때 그냥 덥석 앉지는 않습니다. 겸양지덕의 마음으로 "괜찮습니다" 하면서 사양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에는 준비된 의자나 방석에 앉을 것을 권하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전혀 부담없이 준비된 자리에 앉습니다. 아니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자리, 더 편한 자리에 앉으려고 온갖 기만과 술수를 다 부리는 시대가 됐습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좋고 높은 자리, 더 힘있는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가복음12:39-40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회당의 높은 자리와 잔치의 윗자리를 원하는 서기관들을 삼가라.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는 자니 그 받는 판결이 더욱 중하리라."

여기서 회당의 높은 자리는 '상좌(上座)'를 의미하며 잔치의 윗자리는 '상석(上席)'을 나타내는 말로 '자신을 나타내려는 사람, 자신을 들어내려는 사람, 자신을 과시하려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누가복음14:8-9절에서도 "네가 누구에게나 혼인 잔치에 청함을 받았을 때에 높은 자리에 앉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청함을 받은 경우에 너와 그를 청한 자가 와서 너더러 이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라 하리니 그 때에 네가 부끄러워 끝자리로 가게 되리라" 그랬습니다. 자신이 앉아서는 안 되는 자리, 보다 더 높은 자리를 탐하고 보다 더 귀한 자리를 탐하다가 뜻하지 않게 밀려나게 되고 버림받게 되고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지금 우리나라는 4.15선거를 통해 시민과 지역의 대변자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사명을 감당해야만 하는 신실한 공복을 선출해야만 하는 중요한 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선거판에 너나 없이 그 자리를 탐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자신이 앉을 자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회전의자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회전의자의 주인공은 정말 공복(公僕)임을 명심하고 국민의 공익과 나라발전·지역사회와 시민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사람, 생명을 바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돼야 할 것입니다. 부귀영화를 꿈꾸며 개인적인 입신양명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되지말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교회력으로는 사순절 기간입니다. 사순절 기간은 성도들이 골고다 고난의 언덕길을 오르며 갈보리 십자가를 지신 주님의 고난과 십자가를 묵상하며 내 마음의 보좌에 누가 앉아 있는지를 심도있게 점검하는 기간입니다. 내 마음 내 심령 중심의 보좌에 누가 앉아 있습니까? 혹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닙니까? 내 마음 중심의 보좌에 내가 아닌 나의 주인되는 예수님을 보좌의 주인으로 모신 자만이 바른 믿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으며 복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 마음 보좌의 주인이 누구인지 내 마음 중심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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