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만원이 채 안되는 하루 주차요금을 정산하면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박미순(65·옥포동)씨. 거제에 4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 때문인지 총 50여칸의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라곤 종일 5∼6대 뿐이었다. 그것도 1∼2시간 머물다 떠나버려서 추운 날씨에 종일 휑뎅그렁한 주차장을 지키느라 더욱 지치고 힘들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인근 상가들도 서서히 문을 닫거나 쉰다. 평소 이곳은 식당가라서 식사·회식 등을 하려는 차량들이 제법 있었지만 이젠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연간 거제시에 납부할 주차장 사용료를 제때 맞춰낼지, 완납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곳 공영주차장은 주차칸수와 평소 차량 진출입, 상가 밀집 등을 조사해 거제시와 입찰을 통해 올 1월부터 12월까지 운영 계약했다. 설·추석을 빼고 하루도 쉬지 않고 주차요금을 받아 연간 수천만원의 주차장 사용료를 분기별로 납부한다.

거제시는 지난달 26일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건물주가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착한 임대료 운동'을 추진해왔다.

거제농수산종합유통센터는 지난해부터 10개 소유점포에 대해 10% 임대료를 인하했다. 거제상공회의소는 '착한 임대료 운동 추진 협약'을 맺고 임대인과 상호협력을 약속하며 동참을 이어갔다
일운면 한 건물주는 식당 2곳과 커피솝 1곳의 3월 1달 임대료를 안 받기로 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여러 건물주가 이 운동에 많이들 동참하리라 기대도 되면서 반갑고 고맙다.

공영주차장은 명확하게는 납부명칭이 사용료지만 임대료는 아니다. 하지만 거제 전역에 퍼져있는 공영주차장을 구간 구간을 나눠 여러 주차요원들이 거제시와 직접 연간 계약을 맺고 열심히들 근무해 임대료 성격도 다분하다.

덥고 추운 날씨, 각종 자동차 매연·미세먼지 등을 오로지 마스크 한 장과 썬글라스로 막으며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도로위에서 주차칸을 따라 걷거나 달리면서 근무한다.

식사도 주차요금을 한 대라도 놓칠까봐 짬짬이 도로위에서 해결한다. 근무조건으로는 열악하기 짝이 없으며 대부분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거나 장애인단체 등에 소속된 장애인이 근무한다.

지난달 16일부터 거제시장은 페이스북·공문을 통해 전통시장 상인회·금융기관에 '착한 임대료 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시도 이제는 공영주차장 사용료를 한시적이나마 감액하는 방안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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