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살짝 돌기에 나들이를 겸해 연초에서 고현수협을 가려고 오랜만에 시내버스에 올랐던 김길수(51·연초면)씨.

버스는 거제시산림조합을 거쳐 신현교를 지나 한양훼밀리아파트 맞은편 시내버스주차장에 정차했다. 주차장에서 조금 떨어진 횡단보도로 가려고 인도를 걸어와 보행자 신호등이 켜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방금 버스에서 함께 내린 할머니 두 분이 4차선 대로를 무단횡단으로 건너고 있었다. 가까이 차가 달려오는 게 보이는데도 앞만 보고 걸음을 재촉하는 게 사고가 날까봐 가슴을 졸였다.

자동차는 할머니 앞까지 다가왔고 경적이 울리고 '끽' 하는 급제동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다행히 무사히 도로를 건넜지만 운전자들의 욕 몇마디가 도로에 퍼지고 지켜본 구경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NH농협옥포지점에서 볼일을 마치고 인도를 조금 내려와서 옥포국제시장으로 가려고 횡단보도를 건넜던 최경미(36·옥포동)씨.

위험하니까 꼭 횡단보도로 건너야 된다고 일러주면서 유치원에 다니는 딸의 한손을 들게 하면서 건넜다. 하지만 인도와 차도사이 휀스가 없는 2차선 도로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도로 양쪽을 오가고 있었다. 차들은 그런 사람을 피해 주행하느라 오히려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무단횡단은 횡단보도와 같이 도로를 건널 수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도로를 횡단하는 행위다. 흔히 자동차가 오는 것을 느리다고 생각할 수 있어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자동차의 속도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빠른 것이 보통이다.

또 무단횡단의 경우 다른 교통사고의 유형과는 달리 사람 자체가 충격을 온몸으로 받아버리기 때문에 교통사고의 유형 중 가장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사망률이 다른 교통사고 유형의 10배에 달한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무단횡단 보행자 교통사고는 2017년 158건, 2018년 122건, 2019년 121건으로 나타났다. 무단횡단은 도로교통법 10조 2항에 의해 2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멀고 귀찮다거나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무단횡단을 하지만 자동차 블랙박스·휴대폰 등 당신을 지켜보는 눈은 24시간 쉬지 않는다. 쉽고 빨리 건너려다 평생 지우지 못하는 교통사고의 트라우마에 갇혀 지내는 안타까움을 스스로 맞이하지는 말아야겠다.

관계당국은 무단횡단 사고가 많은 도로나 도심지 도로에 무단횡단 금지 LED 팻말이나 무인단속카메라 등을 설치해 안타까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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