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무면허 의료행위…부작용 눈덩이
비만클리닉 주사 맞은 후 감염·후유증 발생…피해자만 60여명 추정
병원측, 거제시보건소에 휴업신청 후 연락두절 상태

# B씨, A의원에서 지난해 9월부터 10월 초까지 일주일에 두 번 복부 비만치료 주사제 ‘카복시와 메조테라피’를 맞은 후 피부껍질이 벗겨지고 농양이 생기는 등의 후유증 발생. 피부 및 피하조직의 결핵 진단 받음.
# C씨, 같은 병원에서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총22회에 걸쳐 비만치료 주사제를 맞아 결핵균 일종인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진단 받음.
# 50대 피해자, 결핵균으로 인한 피하조직 감염으로 수술을 이미 받았고 치료비로 1100여만원이 들었음.

A병원에서 비만치료 주사제를 맞고 발생한 후유증들. 상처에서 진물 등이 계속 나오고 있다.
A병원에서 비만치료 주사제를 맞고 발생한 후유증들. 상처에서 진물 등이 계속 나오고 있다.

거제시 A의원에서 비만치료 주사를 맞은 후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의료과실에 의한 시술 후유증이라며 해당 병원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이같은 피해를 주장하는 피해자는 60여명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피해사례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A의원에서 복부에 비만치료 주사제를 맞은 B(35)씨는 시술 후유증으로 피부 및 피하조직의 결핵 진단을 받았으며, 거제경찰서에 해당 병원을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고소한 상태다. 이후 거제시보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B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0월 초까지 일주일에 두 번꼴로 다이어트 주사제 ‘카복시와 메조테라피’를 맞았다.

이후 주사를 맞은 자리에 피멍이 들고 몽우리가 잡혀 해당 병원에 문의했지만 ‘환자의 체질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며 단순한 얼음찜질만 권유받았다. 계속해서 시술 부위에 피부껍질이 벗겨지고 농양이 생기는 등의 후유증이 커지자 해당 병원을 다시 찾았지만 병원은 면역력이 없어서 그렇다며 부분 마취제를 쓰고 항생제만 놓아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피부염증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B씨는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 복부 피부조직 검사를 받아 ‘괴사가 동반된 염증’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그러면서 ‘주사침으로 전파된 피부감염병변으로 강하게 추정된다’는 것.

B씨는 현재 복부의 피부결핵 감염 치료를 위해 결핵약을 수개월째 복용하고 있으며, 감염 부위 제거를 위한 수술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그는 A병원에 시술일지와 진료확인서를 요구했지만 병원측은 시술일지 등이 없다며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역 인터넷 까페 ‘거사모’ 등에 자신의 피해사례와 사진을 게재하며 또다른 피해자를 수소문 했고, JTBC·MBC 등 방송사들에도 제보했다.

B씨는 “현재 거제지역에 피해자들만 60여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카톡 대화방 등을 통해 피해자 간 정보를 교환하면서 단체 고발도 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아직 피해를 인식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B씨가 A병원의 무면허 의료법 위반을 주장하며 거제시보건소와 고현동 시내 등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B씨가 A병원의 무면허 의료법 위반을 주장하며 거제시보건소와 고현동 시내 등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또 다른 피해자 C(37)씨도 같은 병원에서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총22회에 걸쳐 비만치료 주사제를 맞았다. 그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주사부위에 결핵균 일종인 ‘마이코박테리아’ 감염진단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B씨와 같은 후유증이 자신에게도 나타나 해당 병원에 문의했더니 개인적인 건강상태만 의심하면서 항생제 주사제 처방만 받았다고.

그는 “다른 후유증 환자가 없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거짓말이었다. 병원이 피해환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며 “이 때문에 병의 원인을 찾기가 더 힘들었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이는 병원에서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몇 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상처에 생긴 구멍에서 진물이 나온다”며 울먹였다.

C씨 또한 A병원을 거제경찰서에 업무상 과실치상으로 지난 1월초 고소했다.

A병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번 병원으로 연락을 취했지만 착신이 금지된 상태이며, 현재 A병원은 거제시보건소에 휴업을 신청한 상태로 올 1월부터 영업을 하지 않고 문이 잠겨있다. 

한편 거제시보건소는 이와 관련한 사건을 조사하고 지난해 12월 ‘무면허 의료 행위’로 거제경찰서에 의사와 간호조무사 4인을 고소해 놓은 상태다.

사건을 접수 받은 거제경찰서는 이 사건을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팀으로 이송해 광역수사팀이 조사 중이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사건의 피해 진술을 토대로 원인과 결과를 확인중이며 지금까지 피해접수 한 인원은 20여명”이라며 “앞으로 주변인 조사를 거쳐 관계자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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